섹션

[취재현장] 살아 돌아온 오세훈 시장, 앞으로 행보는?

“겨우 살아 돌아왔다.”

6.2지방선거에서 한명숙 후보를 2만 5000여표 차로 겨우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시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이야기이다.

오 시장은 3일 오전 8시 50분 재선에 성공한 뒤 시청으로 출근, 한 달여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이후 11시 15분에 기자브리핑실을 찾아 기자들과 티타임을 가졌다.

오 시장은 재선에 성공했지만 ‘상처 뿐인’ 승리를 거두며 표정에는 씁쓸함이 남아있었다.

선거 개표 때 근소한 차로 앞서다가 2일 11시쯤 한명숙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내내 표정이 굳어져 패할 것이라는 생각에 지배됐다.

그러나 3일 새벽 3시쯤에 재역전에 성공했고 강남, 서초, 송파 투표수에서 크게 이기며 막판 뒤집기로 겨우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선거 기간동안 많이 배웠다. 아무리 현장 행정으로 발로 많이 뛰어도 한계에 부딪쳤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며 “선거를 통해 신중하고 더욱 고민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숙성된 형태로 빚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각 지역 25개 구청장의 경우, 한나라당 4곳에 민주당 21곳을 차지해 사실상 한나라당의 완패였다.

이에 오 시장 주위에는 적장들로 둘러싸일 수밖에 없어 앞으로의 행보가 험난한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위기는 곧 기회다”며 강조한 뒤 “각 구청장들과 협의·타협·대화를 통해 서로 연구하며 정책을 펼쳐나가겠다”말했다.

이어 오 시장은 “지지하는 세력과 지지하지 않는 세력이 나에게바라는 점이 있을 것이다”며 “이들과 더 많은 대화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 풍부하고 균형있는 정책을 펼쳐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재선에 성공한 오세훈 시장이 야당으로 구성된 기초단체장들과 잘 연합해 4년 임기를 잘 펼쳐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