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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주택 인허가·분양물량 급증

건설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주택 인허가 및 분양물량이 급증하면서 하반기 건설시장의 미분양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주택경기 침체 속에서도 6개월 이내 분양될 인허가 주택량과 신규 분양주택량이 동시에 급증하고 있어 미분양 사태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5월말까지 공동주택 분양실적은 9만6749가구로 작년 동기(5만4401가구)보다 77.8%(4만2348가구)나 늘었다. 과거 3년간 평균 분양실적(8만6482가구)과 비교해도 11.9%가 많다.

올해 월별 분양실적을 보면 1월 2만5901가구(전년동월 6136가구), 2월 4310가구(4544가구), 3월 2만1273가구(9955가구), 4월 2만9843가구(1만1397가구), 5월 1만5422가구(2만2369가구)이다.

설날이 낀데다 일수가 적었던 2월과 보금자리 2차 지구 사전예약 탓에 전년 동월보다 분양물량이 44% 줄어든 5월을 뺀 나머지 월별 실적이 작년보다 2~3배씩 늘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주택업계별 취합자료를 토대로 추정해 발표한 6월 분양계획 물량도 2만3142가구로 전년동월 실적(1만4847가구)보다 55.9%(8295가구)가 급증할 예정이다.

더 큰 문제는 6개월 이내 분양될 주택공급 선행지표인 주택사업 인허가 실적마저 고공행진을 잇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가 집계한 올해 4월말 기준의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은 7만625가구로 전년동기(5만331가구)보다 40.3% 늘었다.

특히 건설업계의 유일한 신규 주택사업지로 꼽히는 경기도의 주택과 아파트 인허가실적은 2만6714가구와 1만8610가구로 전년동기(1만1107가구, 6478가구)보다 각각 140.5%와 187.3%씩 폭증했다.

이렇게 극심한 분양경기 침체 속에서도 건설업계의 신규 분양물량이 급증하는 이유는 최소 2~3년 전에 토지를 매입하는 주택사업 특성 때문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분양전문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주택 호황기 때 확보한 토지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는데다 주택경기가 호전될 것이란 기대마저 꺾이면서 어쩔 수 없이 밀어내는 물량이 주류”라며 “지방선거 이후 정부가 건설사의 무분별한 주택사업까지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주택 적체현상과 주택 주력 건설사의 부도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신규 분양주택 및 분양예정 주택의 급증은 곧 미분양 리스크 가중과 주택업계 부도위험 심화로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 우려다.

GS건설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는 주택주력 건설업계에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구조 조정기, 시련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현금 유동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가장 절실한 시기지만 무분별한 주택사업이나 공공공사 저가수주를 통한 한계건설사의 현금 확보는 해당 건설사는 물론 다른 견실한 업체 피해까지 유발하므로 정부 차원에서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