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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급증, 외국인 국내증시 단기하락 전망반영

최근 공매도가 급증했다. 5월 20일 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공매도 거래가 재차 급증하며 5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1500억원대를 유지했다.


7일에는 증시 전체 거래대금의 4.9%에 달하는 2389억원의 공매도 물량이 출회해, 2008년 10월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대금인 3000억원에 근접했다.


김승연 동양종합금융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공매도의 주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공매도 증가는 향후 우리증시 하락을 예상하는 외국인들의 비관적 시각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공매도는 장기적인 큰 흐름을 보는 것이 아니고 단기적으로 차익을 노리는 것이기 때문에 공매도 증가가 바로 장기 침체를 예견하는 것은 아니다"며 "최근 주가흐름은 단기적으로는 변동이 컸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의 향후 움직임에 대해서는 "대차잔고가 최근 잠시 감소했지만 계속 증가세에 있고 공매도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5일간 비철금속, 디스플레이, 항공, 자동차, 전자/부품 업종의 공매도가 증가했고, LG이노텍, 현대H&S, 하이닉스, 국순당, LG디스플레이 종목에서 공매도가 활발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해당 업종과 종목에 대해 하락 전망을 하고 있다”며 “공매도가 대형주 위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공매도 증가가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도 최근 공매도 움직임을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김성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 사무관은 "최근 공매도 동향은 변동성이 크다"며 "유럽발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기 영향이 있기 때문에 계속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매도에 대한 제한조치는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사무관은 "공매도 거래대금이 1천억원 미만일 때도 있고, 많을 때는 2천억원 이상일 때도 있다"며 "전체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우리 공매도가 큰 수치는 아니기 때문에 위기상황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독일의 공매도 금지조치에 대해서는 '정책미스'라고 판단했다. 그는 "전세계적인 추이를 봐야지 독일처럼 우리만 단독적으로 조치를 취할 경우, 오히려 우리시장에 큰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작년 6월 공매도 해제에서 제외했던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는 지속할 뜻을 밝혔다. 그는 "현재는 홀딩상태"라며 "여러 위기요인이 있기 때문에 유보하고 있고 현재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내고 결제일인 3일 내에 주식을 구매해 매입자에게 주는 것으로 매도주문 당시보다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방법이다.

 

이런 공매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가 급락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어 많은 국가들이 공매도를 금지했고 우리도 그해 10월부터 공매도 금지조치를 취했다. 금융위는 이 조치를 8개월간 유지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안정화됐다고 판단해 작년 6월부터 금융주를 제외하고 공매도 금지를 해제했다.


앞서 김 연구원은 “공매도가 주식거래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매매활성화 측면에서 금지조치를 취하는 것은 부당하다”면서도 “증시 변동성을 증가시킨다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현연 기자 khyun@jk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