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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 중단 원인…소화 용액 분출

국내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우주 위로 솟아오르는 일이 또다시 중단됐다.

우주발사체 발사 두 번째 시도에서 '발사 중지'가 통보돼 이를 준비한 한국·러시아 기술 전문가들과 관람객들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편경범 교육과학기술부 대변인은 9일 "금일 오후 2시쯤 나로호 발사체에 화재시 소화를 위한 소방호스 오작동으로 발사가 중단됐다"며 입장을 밝혔다.

편 대변인은 이어 "고장난 소방호스는 3곳 노즐중 한 개가 소화용액이 분출됐다"고 덧붙였다.

예기지 못한 상황으로 인해 나로우주센터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날 나로호 발사체에서 전기적 신호에 이상이 생겨 기립이 예상보다 늦춰졌지만 발사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발사준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이 상태만 잘 유지된다면 발사 예정시간인 오후 5시에 나로호는 우주 위로 솟아 오르게 된다.

그러나 발사 시간 3시간을 남겨둔 오후 2시 쯤에 나로호 발사체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됐다. 나로호 발사대에 소화시설에서 갑자기 흰색 소화용액이 분출하면서 나로호 선체 밑단이 하얀 연기로 뒤덮였다.

이에 방수복을 입은 수십명의 연구원들이 현장으로 급파해 상황 점검에 나섰다. 한국과 러시아 연구진은 소화용액이 쏟아져 나온 노즐을 살피며 오작동 원인을 찾고 있다. 아직까지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 우주발사체의 발사 연기는 세계적으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기계공학, 화학공학 등 모든 과학기술의 합쳐져 정확하게 계산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한치라도 오차가 있으면 발사에 지장을 초래하고 실패를 하기도 한다. 그만큼 우주발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일은 한 두번 시도로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십 번의 발사 성공 경험을 가진 우주선진국에서도 발사가 중단되거나 연기되는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과학 최강국인 미국도 이같은 경우를 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13일 주왕복선 엔데버호가 연료주입 지상설비 문제로 발사가 중단된 뒤 연료, 기상 등의 문제로 6차례 연기 끝에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아시아 과학 강국인 일본도 지난 2003년 9월27일 H2A 로켓이 로켓 자세계측장치(관성센서 유닛) 내의 전압변환기의 동작이 불안정해져서 오신호가 발생, 발사 직전에 중단되기도 했다.

인도는 지난 2001년 3월28일 GSLV 발사체가 액체엔진 부스터의 오작동을 자동제어시스템에서 감지해 발사 1초 전에 발사 중단되는 경우도 있었고 2007년 9월2일에 재발사시에도 발사 카운트다운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다 이륙 15초 전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발사 중단하는 일을 겪었다.

유럽연합(EU)의 아리안-5 로켓은 지난 2006년 2월 21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지상 장비 이상으로 발사가 중된됐고 3일 후인 2월 24일로 재발사 계획을 세웠지만 이번에는 위성회로 이상 여부 확인을 위해 3월9일로 다시 연기됐다.

이후 모든 점검을 마친 아리안-5 로켓은 3월9일 발사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상황에서 발사체 상단의 압력이 떨어져 세번째 발사마저 중단됐고 3월11일 네번째 시도에서 겨우 발사에 성공했다.

이렇듯 어느 단계에서든지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반드시 점검하고 예방 조치가 마무리된 후에야 발사를 시도되기 때문에 우주위로 발사체를 올려보내는 일은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