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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철 사건’에 뿔난 아버지…직접 방범순찰

8세 女아동이 초등학교에서 납치돼 성폭행피해를 당한 '김수철 사건'으로 부모들이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2월 '김길태 사건' 이후 4개월 만에 여자아동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자 경찰과 교육당국이 아동 안전망에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의 허술한 대처에 '화가 난' 아버지들이 직접 나서 학교 주변 지키기에 나섰다.

사건이 발생한 학교와 가까운 모 초등학교에서는 지난 11일부터 매일 아버지회 회원 30여 명이 모여 2인 1조로 학교 내부와 인근 동네를 순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란색 완장과 야광조끼를 작용하고 순찰을 도는 아버지들은 평일 저녁과 주말 교내 운동장, 공터, 좁은 골목길 등 학교 주변을 돌며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초등학생들을 확인하고 자녀가 범죄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지 감시한다.

성폭행 의심으로 보이는 어른을 비롯해 금품을 갈취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불량 청소년, 학교 주변을 배회하는 '바바리맨'도 요주의 대상이다.

저녁 늦게까지 학교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들을 보면 집에 일찍 들어가도록 권하고 교사들이 절반만 출근하는 토요휴업일에는 복도와 화장실 등 학교 건물 내부도 꼼꼼하게 살펴 '안전 공백'을 채운다.  

아버지회 회장 김모(45)씨는 15일 "아이가 학교에 있다고 해서 안전문제를 선생님들한테 모두 맡기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아버지들이 직접 나섰다"며 "학교 주변에 우범지대가 많고 경찰이 학교 주변을 지키는 것도 임시방편인 것 같아서 직접 순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2학년 딸아이를 둔 박모(36)씨는 "지금은 아이를 교실 안까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안심하지 못한다"며 "동네 지리에 익숙한 아버지들이 순찰하면 성범죄나 청소년 흡연 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학교 측도 아버지들의 자발적인 방범활동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학교 내부에는 보안장치가 있어서 그나마 안전하지만 운동장과 학교 주변 공터 등 학교 밖은 범죄에 취약한 편이다"며 "아버지들이 자율적으로 순찰을 해주니 고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