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는 "저금리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밝힘으로써 시장은 한은이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총재는 21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한 언론사가 주최한 포럼에서 최근의 국내외 경제상황과 통화정책 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유럽국가의 재정위기 등이 세계경제 성장전망의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균형 있게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겠으나 현재와 같은 금융완화기조를 지속할 경우 저금리의 폐해로써 인플레이션과 자산가격 급등이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총재는 국제 금융위기 재발이나 세계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경제의 더블딥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나라는 미국"이라며 "미국 경제의 모든 게 다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튼튼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달 정례회의에서 하반기 인플레이션 우려를 강하게 표명하고 8월 0.25%포인트를 시작으로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김 총재는 중국의 위안화가 조만간 평가절상 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과 관련해 "원화 절상(환율 하락) 압력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총재는 다만 "어느 정도 같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기대했던 것이고 놀랄 일은 아니다"며 "(위안화 절상에 따른 원화 절상) 폭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9일 위안화 환율 형성 시스템을 한 단계 더 개혁해 환율의 유연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혀 위안화가 일정 폭 절상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 이날 중앙은행의 역할과 경쟁력 강화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김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중앙은행이 물가안정뿐만 아니라 금융안정을 위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내외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한은의 금융안정 역할 범위를 설정함과 아울러 그에 상응하는 정책수단 확보와 정책대상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앙은행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제적 식견과 경험을 갖춘 전문인력이 배양돼야 한다"고 강조한 뒤 "주요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에 실무인력을 파견해 교육·훈련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