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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거래 개설…금은방 소도매 상인, 부정적 시각

2012년부터 한국거래소(KRX)에 금(金)현물 시장이 개설된다.

정부는 상품거래소 도입을 3단계로 추진할 방침으로 우선 2012년 1월 금거래소를 도입하고 2014년부터 원유와 석유, 농산물 등으로 취급 상품을 확대하며, 2015년 이후에 거래 실적 등을 보고 별도 상품거래소로의 독립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가 금 거래소 설립을 추진한 배경은 전체 금 거래 물량의 60~70%가 무자료 거래, 밀수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유통돼 탈세 등의 문제점이 끊이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무자료로 거래되는 금들을 거래소를 통해 유통화시켜 산업의 선진화를 가져오겠다는 복안이다.

금거래 정책 출범을 앞두고 금·은 소매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실제로 보석을 소매로 판매하는 상인들은 주식거래소에서 금을 선물로 거래되는 것을 대부분 모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상인은 금거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종로 3~4가에 있는 금·은방 소도매 상인들은 대부분 금거래에 "잘 모르겠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종로에서 금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오늘 아침에 금거래 소식을 갑자기 들었다"며 "금 장사가 어려워지고 금 유통이 더 힘들어진다"라고 소견을 밝혔다.

이 상인은 "사실 금과 보석을 판매하는 곳은 어두운 그림자가 많다. 장사를 통해 이익을 남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정부에서 세금징수를 더 강화하고 금 시장을 더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금거래 시장 정책을 내놓았는데 쉽게 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랫동안 금·은을 판매한 상인들은 그들만의 고정관념이 있다"며 "옛날부터 해오던 방식이 있는데 그것 깨뜨리는 것을 불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금거래가 도입되면 더 복잡할 것이다"고 말한 이 상인은 정부에서 내놓은 을재매입을 언급하며 "금을 파는 손님들이 대부분 신고를 하지 않아 세금도 잘 붙지 않는다"며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내놓으면 신뢰하지 못해 되도록이면 잘 따르지 않을려고 한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최근 금·은·보석장사 사정에 대해서는 "금값이 오르니까 손님들이 부담스러워서 장사가 안된다"며 "몇년 전에 아기 돌반지을 마련하려면 6~7만원 정도했지만 지금은 17~18만원대로 올랐다"고 전했다.

종로에서 30년 넘게 금은방 가게를 운영한 주인은 "정부가 어떤 형태로 정책을 내놓았는지, 시행하는 목적과 주최하는 곳, 운영하는 곳 등 자세한 정보를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오전에 신문을 통해 향후 금 선물거래가 개설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내놓았으면 금·은을 소도매를 전문으로 하는 상인들에게 세미나를 통해 '왜 이 정책이 필요한지' 공감을 줘야하는데 알려주지 않고 목적이 분명하지 않는 거래소가 개설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정책을 내놓은 '부가세 금 전용계좌'를 언급한 이 상인은 "금을 취급하는 모든 사업자(사업자등록이 개설된 자)가 국세청이 개설한 은행계좌를 통해 부가세를 비롯한 세금을 납세한다"며 "금유통 투명화는 '부가세 금 전용계좌'로 충분한데 왜 또 정책을 만드는지 궁금하다"라고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