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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여중생 성폭행·살인범 김길태, 사형 구형 선고

부산에서 여중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길태(33)에 대해 사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5부는 25일 오전 301호 법정에서 열린 김길태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사형을 비롯해 10년 간 신상정보 공개, 20년 간 위치추적장치 부착 등 중형을 내렸다.

이날 재판에서 포승줄에 묶인 채 초췌한 모습으로 법정에 출두한 김길태는 인적사항 확인과 범행 사실에 대한 판사의 물음에 짧게 답했다.

재판부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 "피고인이 절도 외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으나 피해자 집에서 발견된 족적과 시신에서 발견된 유전자, 시신 유기, 범행 후 행적 등 여러 가지 증거와 정황으로 볼 때 유죄가 인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재판부는 "또 김이 정신질환을 호소하고 범행 당시 상황에 대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나 정신적인 부분은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부인하기 위한 의도적 회피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범행 후 사체 유기 등 행위로 볼 때 술에 취해 모른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길태의 추가범행을 언급한 재판부는 "과거 9세 여아 성폭행 미수와 30대 주부 납치 성폭행 등 범죄 전력이 있고 자신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 갈수록 잔혹해지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며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에 오히려 책임을 떠넘기는 점을 고려할 때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어린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잔혹한 방법에 의해 어린 생명이 채 피지도 못하고 숨진 것을 생각할 때 극형에 처해야 마땅하다"며, 김길태에 대한 사형 선고의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김길태는 재판부의 선고 내용을 무덤덤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가 선고 막바지 자신의 사형 구형을 예감한 듯 잠시 정신을 잃어 비틀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옆에 대기하고 있던 교도관의 부축으로 마지막까지 자신에 대한 선고 내용을 듣고는 별다른 반응없이 법정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