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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조각으로 아가페·에로스 사랑 표현…한성대학교 조열 교수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얼굴색과 빛이 바뀌고 마릴린 먼로의 입술색이 변하고 하트가 별로 변신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본관에서 '제6회 서울 광화문 아트 페스티벌' 미술전시회가 열렸다. 이날 전시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성대학교 시각영상디자인과 조열 교수의 'Super Star is Love'전이다.

조 교수의 작품은 수 만개의 작은 거울 조각을 이용한 조형디자인 예술로 각 거울마다 각양각색의 색깔이 비춰져 하나의 그림작품을 애니메이션을 완성한다. 첫 번째 작품인 'Star is Love'는 그 문장의 한 단어를 이미지화했다. 작품 2m앞 바닥에 색깔판을 통해 빨간색 하트와 노란색, 하얀색 별모양을 볼 수 있고 정 중앙에는 is라는 글자가 숨겨져 있다. 보는 방향에 따라 스타를 뜻하는 별 모양, 글자 'is', Love을 뜻하는 하트모양을 순차적으로 볼 수 있게 제작됐다.

두 번째 작품인 '예수'는 천정과 바닥, 벽 등 주변의 기존 색을 비춰져 예수의 얼굴 이미지를 나타나게 했다. 보는 방향에 따라 평소의 예수의 모습과 면류관을 쓰고 십자가의 고난을 받는 예수의 이미지로 변한다.

마릴린 먼로 액자도 직경 2cm의 작은 거울 수 만개를 붙여 얼굴형태를 만들었고 빨간 고추장 통, 푸른 자동차 워셔액, 노란 오렌지 주스 등을 통해 비춰지는데 보는 위치에 따라 입술색이 달라진다. 자리를 옮겨 보면 색이 변해 신비감을 주고 있다.

조 교수는 "이 세상에 사랑은 크게 에로스와 아가페 이 두가지로 나눠지는데 아가페적인 사랑을 실천한 예수와 에로스 사랑을 대표하는 마릴린 먼로를 대비시켜 사랑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킨다"고 전했다.

신비한 거울 조형물로 지나가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멈추게 하고 있다.

거울 조형물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관해 조 교수는 "20년 전 일본 동경 유학시절때 세차장에서 우연히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라 작품의 시초가 됐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세차를 한 뒤 차의 사이드 미러가 약간 비틀어졌는데 거울에 물체의 색깔이 반사돼 칼라로 보였고 이때 번뜩 거울로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대학원 과제로 제출했고 이후부터 거울 작품을 계속 해온 것.

지난해 10월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디자인 올림픽에서 조 교수는 '거위의 꿈'이라는 작품을 출품해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서울시는 서울 디자인 올림픽을 준하기 위해 각 구청장들에게 블록을 만들어 '녹색환경'이라는 태마로 작품을 출품하라고 지시를 내렸는데 성북구청장이 성북구 소재에 있는 한성대학교 산업디자인과를 찾아 작품을 의뢰했다"며 "버려진 간판 현수막을 비쳐서 청색 사각형, 지구 모형, 한반도 모형, 푸른 사각형 등 4가지 이미지가 차례로 나타나는 거울작품 '거위의 꿈'을 공개했다"고 출품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올 상하이 엑스포에도 작품을 출품한 조 교수는 "12개 기업 연합의 PR하는 작품을 만들었다"며 "행사장 기업연합관과 관람객 대기 공간에 녹색성장, 그린라이프을 소재로 한 5m짜리 대형 거울 조형물을 전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거울 5만여개와 폐품, 버려진 캔 등 재활용품을 이용한 친환경 작품을 이번 엑스포에 선보였다"고 덧붙였다.

"수 만개의 거울을 붙이는 작업이 어렵다"고 말한 조 교수는 "수많은 거울로 이뤄진 작품이다 보니까 멀리서 보면 마치 전기 전광판이 영상을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고 전했다.

"나의 거울 조형물은 녹색환경을 테마로 디자인한다"고 말한 조 교수는 "최근 아파트, 건물 벽에 페인트를 칠하거나 전광판에서 나온 이미지로 디자인을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전기 낭비를 비롯해 환경에 좋지 않다"며 "거울 조형물은 주변 환경을 그대로 비쳐 자연스러운 조형물을 만들기 때문에 경제성도 좋고 녹색환경 테마와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