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산업의 주도권을 두고 애플의 애플리케이션과 구글의 모바일 웹의 양각대결이 진행 중이다. 삼성으로서는 애플보다는 구글의 승리가 유익하기 때문에 응원에 열심히 일지 모른다. 그런데 이대로 앉아서 응원만 해도 되는 걸까.
폐쇄적인 운영을 해온 애플과 달리 구글은 OS를 공개하고 콘텐츠 개발자에게 유리한 마켓플레이를 하고 있다. 콘텐츠 수입에 대해서도 애플이 3:7의 배분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구글은 그 돈에 손을 대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장 눈앞에 있는 돈을 내치는 것은 멀리 있는 목돈에 눈이 가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계약이건 제휴이건 간에 언제나 ‘갑’이다.
왜냐하면 대다수 소비자가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도 사용하고 싶은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갑’은 유일하지만, 그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킬 기기를 생산할 ‘을’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구글이 바라는 것도 바로 그 ‘갑’이 되고 싶은 것이다. 현재 모바일산업, 더 정확히는 소프트웨어의 강자는 애플이다. 하지만 애플이 강자로 올라 선 것은 결코 기기, 즉 제조업에서가 아니다.
현재 대결양상도 애플리케이션과 모바일 웹이라는 소프트웨어의 대결이지 제조기기의 싸움이 아니다. 구글은 이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삼성은 너무도 모르고 있다.
최근 삼성의 갤럭시S 런칭행사에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이 참석했다. 삼성은 그의 참석을 반겼을 것이다. 그 속내는 뻔하다. 구글은 소프트웨어에만 치중하기 때문에 삼성 핸드폰과 경쟁하지 않지만, 애플은 자체기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직접 경쟁상대로 인식하는 것이다.
훗날 구글이 애플을 물리치고 지금의 애플의 자리, 즉 ‘갑’의 위치에 섰을 때 삼성은 런칭행사에 애플 부사장이 참석할지도 모른다. 삼성은 왜 ‘갑’이 아닌 ‘을’에 머물려 하는가.
글ㅣ금융부 김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