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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수출 강국 한국, 정말 강국인가

한국은 수출 강국이다. 지식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수출액은 426억5천만달러로 수출입 통계 작성 6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도 74억7천만달러로 이전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수출과 수입이 각각 5천억달러에 육박해 연간 교역액 1조달러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세계경제가 정상적으로 회복돼 갈 때 그려지는 장밋빛이다. 이런 수출 강국의 장밋빛을 바탕으로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5.8%로 높여 잡고 6%대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그리는 장밋빛처럼 상황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분위기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둔화 움직임이 각종 지표로 확인되고 있고, 일각에서 제기되던 더블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상황이 언제든 우리에게 불리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이고, 밝은 전망만을 믿고 들떠있기에 그 가능성이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수출 강국이지만 내수 약국이기도 하다. 지난 4일 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상반기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그 요인으로 유럽,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의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내수부진, 국내 물가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구매력 하락을 꼽았다.

민간소비침체는 경기침체의 단골메뉴지만 늘 대책이 없다. 기껏 꺼내드는 카드는 언제나 금리인하다. 유동성 확대는 원론적인 경기부양책이지만 효과는 언제나 미미했다. 싸게 돈을 빌려서 소비하라는 것인데, 700조가 넘는 가계부채를 생각하면 해법이 아님은 분명하다.

최저임금인상을 두고 야박하게 군 경영계가 장밋빛 수출 강국 한국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노동자가 곧 소비자임을 상기한다면 임금인상이 경영계에게 손해만은 아닐 것이다.

글ㅣ증권부 김현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