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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소통’의 기본도 모른 채 ‘소통’을 외치는가

지난 5일 국토부가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인 ‘행복4강’을 발표했다.

4대강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행복4강의 의미를 풀어보자면 ‘생명이 깨어나는 행복4강’이다. 참 멋들어진 이름이다. 뉴미디어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자 한다는 국토부의 고심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게다가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요즘 4대강 현장을 직접 챙기느라 분주해 보인다. 그렇게 바쁘다보니 4대강 사업을 우려하는 국민들과 ‘소통’할 시간은 없나보다.

현장에서 정 장관은 “4대강 사업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된 정보고 곡해돼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귀는 틀어막고 자기 할 말만 하다 보니 국토부의 홍보활동이 ‘소통’이 아닌 제품판매를 위한 단순한 광고로 전락하는 느낌이다.

PR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 사이에 이런 말이 있다. “하고자 하는 말은 공신력 있는 제3자의 입을 빌리고, 들을 때는 자신의 귀를 열어야 한다”는 Third party Endorsement 기법이 그것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것이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다.

다시금 국토부 및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의 홍보활동을 생각해보자. 별도의 홍보팀을 꾸리고 있는 추진본부의 트위터에서는 시민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는다. 국토부 또한 천편일률적인 공지가 태반이다.

하려는 말은 자기 입으로 실컷 떠들어대고 들을 때는 자신의 귀를 닫아버리는 모습이다. PR커뮤니케이션의 기본과는 정반대다.

얼마 전 ‘4대강 살리기 대학생 서포터즈 발대식’이 열리며 4대강 홍보활동이 대폭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것이 진정한 소통이고 홍보인지 정부와 국토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고자 하는 말을 하고 싶다면 입을 열기 전에 먼저 들어라. 소통의 기본조차 지키지 못한 채 ‘소통’을 외치는 일은 어불성설일 뿐이다.

글ㅣ산업부 임해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