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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8일 과천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경기·경제에 쓴 소리를 했다. 최 장관은 “국내에서 경기가 살아나네 아니네 논란이 많은데 체감 경기는 아직 멀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2008년에는 -5.4%,지난해에는 간신히 0.2%였고, 올해 수정해서 5.8%대”라며 “경제의 전반적인 수준이 겨우 2년전 수준으로 돌아왔는데, 그나마 성과는 수출 대기업이 다 먹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하반기 경제운용방향과 관련해서도 “기조가 ‘안정 성장’인데, 대체 안정성장이 무슨 말이냐”며 “경제장관들끼리 모여서 토론 한 번 안했다”고 폭로했고, “대기업들은 남유럽 재정위기로 환율 덕을 봤다.
삼성전자는 환율 100원 차이가 조 단위 이익으로 움직인다”며 “그런데 그것이 하도급으로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전경련 회장단에게 그런 부분을 감시해달라고 부탁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장관이 지적한 사항은 크게 민생과 소통이다. 경제는 회복됐다는데 민생은 아직 한겨울이고, 성장 이득은 대기업이 다 먹고, 먹다 남은 것조차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상황에서 ‘안정 성장’이라는 뜻 모를 소리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장관의 지적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우리 경제의 현실을 너무나 정확히 짚고 있다.
정확히 진단을 했으니, 이제 알맞은 처방을 할 차례다. 효과적인 처방을 위해 의사진이 일단 모여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최장관이 지적한 소통이다. ‘안정 성장’같은 환자도 못 알아듣고, 다른 의사도 모를 말만 하지 말고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처방을 내려야 한다.
지경부 장관, 기재부 장관, 한은총재, 전경련 회장 등 화려한 의사진들이 있지 않은가. 병세가 깊으니 처방은 정확하면서도 빨라야 한다. 명쾌한 진단만큼이나 확실한 처방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