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해외주식형펀드는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외악재로 인한 외국에 대한 불안심리가 크고 상대적으로 견고한 모습을 보인 국내시장에 대한 신뢰도 작용했지만, 국내 펀드투자자들이 스마트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한 투자 활발
국내지수가 상승추세에 있었던 6월, 국내 주식형펀드는 차익실현과 손절매 등의 이유로 2조원 이상의 자금이 환매됐다. 그러나 7월 이후 지수가 하락하자 소규모 스마트머니 성격의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을 보이며 국내 주식형펀드는 활발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과장은 “상반기 코스피가 1550~1750에서 박스권을 왕복하는 동안 투자자들의 순발력있는 환매와 매수 트렌드가 확고했다. 1700을 넘었던 1, 4, 6월에 환매가 급격히 증가했고, 반대로 1600이하에서는 매수규모가 뚜렷이 증가하는 스마트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다”며 “5년간 펀드투자자들의 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높아졌고, 선진화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환매러시는 특히 상반기 최고치 1752를 기록한 4월 5.1조원이 유출되며 1700은 환매선이라는 용어를 등장시켰으며 추가상승에 제동을 건 수급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러한 투자자들의 순발력있는 흐름은 과거 막연한 적립식 장기투자 일변도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트렌드로 평가되고 있다.
해외악재 속에서 양호한 모습을 보인 국내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투자유입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김혜준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상반기 대외적인 악재가 컸지만 국내는 실적 모멘텀(주가변동요인, Momentum)이 양호해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며 “해외국들에 대한 불안심리 속에 해외주식형펀드는 약세를 보인 반면 상대적으로 국내주식형펀드에 대한 신뢰감이 높았다”고 말했다.
◆혼란스러운 해외주식형펀드 외면
해외주식형펀드는 수익률이나 투자규모면에서 모두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중국펀드와, 라틴아메리카펀드가 각각 -9%, -11% 저조한 수익률을 보인 가운데, 인도펀드는 수익률 8%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국가 조합형인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BRICs)펀드가 균열되면서 개별국가 펀드별 매수대응이 필요해졌다.
김 과장은 “해외시장이 일관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개별국가별로 등락이 엇갈리면서 투자자입장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개별 국가에 대한 분산 투자대신 정보획득이 용이한 국내주식형펀드에 치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주식형펀드는 투자규모 측면에서도 12개월 연속 환매우위 속에 2010년에만 3.6조원이 순유출됐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해외펀드 비과세 종료로 투자매력도 저하가 가장 컸고, 환매의 성격으로는 매수시기가 2007년 고점 전후임을 감안할 때 손실 확정성 환매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내주식형펀드 유망 지속
3분기 내에 해외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국내주식형펀드의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김 과장은 “국내 펀더멘탈(경제기초, Fundamental)이 여전히 해외보다 양호하기 때문에 해외보다 국내주식형펀드 비중을 높이 가져가는 홈바이어스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외주식형펀드 중에서 15.4%라는 세금부담을 극복할 만큼 탄력적 상승을 보일 수 있는 국가는 러시아 정도”라고 말했다.
해외주식형펀드에 대해 김 선임연구원은 “최근 IMF가 GDP를 상향조정했고, 실적 개선이 이루어지면서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3분기 후반 글로벌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4분기부터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상반기에 중국시장이 언더포펌(시장수익률 하회, Underperform)했지만, 3분기에서 4분기로 진행될수록 밸류에이션(기업가치, Valuation)이 낮아지면서 긴축 우려도 감소할 것”이라며 “중국펀드에는 관심을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