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코스피가 연고점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2.93포인트, 1.32% 상승하며 1758.01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4월26일 1752.20포인트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904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외국인 순매수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 순매도도 8204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뉴욕증시가 실적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국내 기업의 실적발표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적이 상승세 이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주가상승의 결정적 요인이 실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시장의 눈높이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실적이 서프라이즈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었지만 실적이 그 이상으로 좋아 실적효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 기업의 실적이 시장 흐름을 이끌고 있다”면서 “변수로 중국의 경제지표 발표가 있지만 현재 시장의 분위기를 급랭시킬 만큼은 아니고 단기적인 관심거리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당분간 투자심리가 위축되지는 않고 무난하게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기술적인 조정가능성은 있지만 하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하반기 실적도 양호할 것이고, 선진국의 둔화에 대한 우려는 시장이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4분기에 다소 실적이 부진할 수 있지만, 그동안 1, 2분기에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장기전망을 내놨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차장은 외국인 매수도 주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수급측면과 실적, 유럽 우려 완화가 한 번에 몰리면서 급등했다”며 “특히 그동안 많이 움츠렸던 외국인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투자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이 차장은 “1조가량을 사들이며 강하게 들어오는 경우이기 때문에 이런 규모가 이어지기 어렵다”며 “외국인 매수는 지속되겠지만 규모는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장기적으로 전망이 밝기 때문에 조정을 받을 때 팔기보다는 오히려 늘리는 것이 전략적”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경기둔화는 여전히 부담
임동민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인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임 선임연구원은 “7월 선진시장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기술적 반등을 했다”며 “단기적으로 기대감이 있지만 3분기, 하반기까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경제지표 부진과 재정지출 축소, 무역수지는 감소 등을 이유로 미국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임 선임연구원은 “재정지출은 긴축을 의미하고, 그동안 회복을 이끌던 제조업이 둔화되면서 수주는 감소하고 재고는 증가하고 있어 가동률이 증가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예상치가 워낙 낮기 때문에 기업실적이 상회해도 좋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국내경기가 좋다는 인식과 기업실적이 부각되면서 크게 상승했지만,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별개로 차별적으로 계속 펀더멘탈(경제기초, Fundamental)을 양호하게 가져가긴 힘들다”고 전망했다.
그는 향후 가장 큰 변수로 선진국의 경제지표와 국내 기업의 실적을 꼽으면서 “둘 다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에 전고점을 경신했다는 의미로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