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주택 가격이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부동산 시장에 불안심리가 커져가고 있다. 특히 중소형 주택보다 대형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대형평수의 악성 미분양상태를 실감케 했다.
실제로 2010년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가격 상승률을 산출한 결과 대형은 -1.4%, 중형은 -1.0%, 소형은 -0.5%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소형에 비해 대형 주택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수급 불일치에 의한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경제연구원의 임상수 연구원은 “우리나라 가구 구성상 1~2인 가구가 급증하여 중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대형 주택에 대한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처럼 가구원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핵가족화가 진전되고, 이혼율 및 고령화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전체 가구에서 2인 이하의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1.1%에서 2010년 39.5%, 2030년에는 47.4%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3인 이상 가구의 비중은 2000년 68.9%에서 2010년 60.5% 그리고 2030년에는 52.6%로 하락할 전망이다”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대형평수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고 있어 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임 연구원의 부연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이미 기존 주택 시장은 대형 위주로 공급이 진행돼 신규 주택 역시 중소형 공급은 감소한 반면 대형 공급은 증가해 온 것이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기존 대형 주택은 2005년에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방 4개 이상을 지닌 주택이 전체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72.8%(333.1만호)에서 2005년 76.5%(423.7만호)로 상승한 반면 방 3개 이하 주택 비중은 2000년 27.2%(124.5만호)에서 2005년 23.5%(130.3만호)로 하락했다.
대형주택에 대한 수요층인 4인 이상 가구는 2005년 298.7만호로 공급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주택은 한번 공급되면 30년 이상 존재하는 내구재이기 때문에 대형 주택 시장의 초과 공급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신규 주택 건설 실적 중 대형 주택의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대형 주택은 54.8만호(31.5%)가, 중형 주택은 96.6만호(55.6%)가, 소형 주택은 22.3만호(12.8%)가 공급됐다.
최근 주택 시장이 침체되면서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시장에 반영됨에 따라, 중소형보다 대형 주택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한 것이라는 게 임 연구원의 분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처럼 대형과 소형 주택 간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정책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서 의무화하고 있는 재건축 시 중소형에 대한 비율을 중형과 소형으로 나누고 소형에 대한 의무 비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주상 복합 아파트에 대한 소형 의무 비율을 규정함으로써 소형 아파트에 대한 공급 확대를 유도하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임 연구원은 “더불어 고령 가구 및 독신 가구, 신혼부부들을 위한 소형 임대 주택에 대한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등의 후속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