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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비싸서 더 맛없는 커피

올해 커피전문점의 커피 가격이 인상됐다.

스타벅스는 올해 초 기습적으로 커피가격을 300원씩 인상했고, 지난 6월 롯데리아의 엔제리너스커피와 할리스커피도 가격을 300원씩 인상했다. 이는 원래 커피 가격의 10%로 만만치 않은 인상률이다. 커피전문점들은 커피 가격 인상의 이유를 원재료인 커피원두 가격의 오름세와 인건비 등의 상승요인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경쟁업체들은 당분간 가격인상 계획이 없는 걸로 알려졌다.

원재료가 똑같은 상황에서 일부 커피전문점만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사실 원두가격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에스프레소 한잔 당 가격은 300원 정도에 불과하다.

할리스와 엔제리너스가 가격인상을 단행한 이유는 따로 있다. 커피전문점 시장의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 두 업체는 매장 점포수 늘리기에 급급해 검증되지 않은 곳에 매장을 세웠다. 처음에는 성장하는 것처럼보였지만 현재는 고정지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원재료 가격을 핑계로 커피가격을 인상한것이다.

실제로 국내 스타벅스 커피 값은 프랑스,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에도 불구하고 커피 가격은 오히려 더 저렴하다.

지난해 스타벅스커피 마틴 콜스 사장이 내한해 한국 고객들은 충성도가 높다고 언급한 것이 생각난다. 순수하게 커피가 좋아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커피전문점을 애용했던 고객들을 봉처럼 생각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

커피전문점들은 지금의 가격으로도 원재료 가격에 비해 충분한 이윤을 얻고 있다. 커피전문점, 비싸서 더 맛없는 커피가 되기 전에 서비스에 힘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