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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망] 하반기 한국경제 느리지만 확장세 이어간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6월 및 2분기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중 광공업생산, 서비스업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 건설기성 등 산업활동이 전반적으로 전월대비 증가했고,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전년동월대비는 7.0%로 전월보다 0.9% 하락했다. 하지만 선행지수 전년동월대비는 전년도 선행종합지수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 등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돼 하반기 한국경제는 성장 속도는 둔화되지만 견조한 확장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고부담 덜고 생산확대 
6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1.4% 증가해,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전년동월대비해서는 16.9% 증가해 5월의 21.7% 증가에 비해 둔화됐다. 6월 실물경기를 보여주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3.9%를 기록해 지난 87년 10월 84% 기록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6월 생산자제품 재고는 전년동월대비로는 15.6% 증가했지만, 전월대비는 보합하면서 2009년 7월 이래 11개월 연속 지속된 증가추세를 벗어났다. 광공업 출하는 6월 중 전년동기대비 14.6% 증가하면서 직전 저점인 2009년 1월대비 47.8% 증가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하반기 경기확장세 둔화가능성은 재고부담의 정도와 유효수요의 향방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재고와 출하 간의 기저효과 차이로 인해 전년동월대비 증가율 측면에서는 생산선행지표인 재고/출하 증가율간 스프레드가 마이너스 영역을 보였지만, 직전 저점대비 재고/출하 스프레드를 보면 여전히 생산확대 압력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6월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 재고율도 전월비 1.3포인트 하락한 92.7을 기록하며, 재고부담이 생산확대의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재혁 SK증권 연구원도 "6월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기대에 다소 못 미쳤으나 각 산업별 동향을 볼 때, 큰 이상이 있다거나 충격으로 부진한 것은 아닌 이상 두 자리수대 증가율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생산 추세가 양호한 것"으로 판단했다. 송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를 촉진하는 여건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어 향후 국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배경"이라며 "재고출하비율이 이례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고 가동률은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재고 증가율 확대나 재고순환의 하락만을 향후 경기의 추세 전환 신호라고 보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경기선행지수도 반등 기대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화변동치는 수입액, 광공업, 생산지수, 내수출하지수 등의 증가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하며 2009년 3월 이후 16개월 동안 상승흐름을 유지했다. 반면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전년동월대비는 7.0%로 전월보다 0.9% 하락했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대비는 전년도 선행종합지수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 등으로 하락했지만, 선행종합지수는 자본재수입액, 건설수주액, 소비자기대지수, 기계수주액의 증가로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이 투자전략부장은 "2010년 중 경기선행지수는 부정적 기저효과로 인해 전년동월대비 하락세가 불가피하겠지만, 전월대비 변동률이 0.5% 증가해 지난 2004~2007년의 경우처럼 기술적 반락에 불과할 뿐 경기확장세가 유효하다"며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대비가 언제 부정적 기저효과를 극복하고 상승세로 반전될 것인가 하는 점이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10년 11~12월 중 상승세로 반전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2010년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대비 하락국면에서 저점 수준은 5% 내외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기형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향후 경기선행지수의 움직임은 투자관련 지표들의 호조와 재고순환지표의 약화 사이에 어느 쪽이 우세한가에 달려있다"며 "5월과 6월에는 기업의 생산설비 관련 투자가 재고순환상 경기 둔화의 가능성을 압도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출호조를 바탕으로 출하, 재고, 생산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설비가 부족해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글로벌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를 완전히 배제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수요 긍정적...미국경제는 우려
6월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모두 늘어 전월대비 2.4% 증가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승용차 등 내구재는 감소했으나, 의복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의 판매가 늘어 3.8% 증가했다.

6월 생산자제품 출하도 기계장비,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1.3% 증가, 전년동월대비로는 14.6% 증가했다. 2분기로는 전분기대비 5.5% 증가, 전년동분기대비 17.0% 증가한 수치다. 내수용 출하는 컴퓨터, 담배 등은 감소했으나 기계장비, 반도체 및 부품, 1차 금속 등의 호조로 전년동월대비 11.9% 증가했다.

수출용 출하는 기타운송장비, 종이제품 등은 감소했으나 반도체 및 부품, 자동차, 기계장비 등의 호조로 전년동월대비 18.3% 증가했다. 6월 설비투자도 특수산업용기계, 일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늘어 전월대비 8.6% 증가했다.


이 투자전략부장은 "하반기 중 수출 및 내수 등 최종수요 향방 측면에서 급격한 위축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수출 증가세가 2분기 중반 미국경제 회복세 약화로 위축될 여지가 있지만, 중국경제의 고성장세 효과와 소비 및 설비투자 중심의 국내수요 회복세 확대가 이를 보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한국은행은 "흠 잡을 데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투자전략부장은 "한국경제의 높은 대외의존도를 감안하면 미국경제의 향방에 따라 언제든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중국경제가 9% 내외 경제성장세를 유지하고 미국경제가 완만하더라도 더블딥이 아닌 안정적 회복세만 유지한다면, 한국경제는 상당기간 선순환적인 경기확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