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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잘하는 약' 무조건 복용하면 안된다

여름방학을 맞아 성적올리기에 한창인 청소년을 유혹하는 '공부잘하는 약'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수험생들에게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진 약은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이다.

ADHD는 대뇌의 전전두엽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주의력 감소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기질적인 질환으로 집중력의 부족은 학업 부진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를 치료하면 집중력 부족 등의 증상들을 개선할 수 있고, 그동안 도달하지 못했던 학습 향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유혹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ADHD 치료제의 주성분은 '염산메칠피니데이트'로 향정신성의약품인 마약류에 속한다.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치료용량을 처방받으면 증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일반인의 경우 치료 자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일반인들이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복용하게 될 경우 성적 향상 효과는커녕 심장 박동 수가 빨라지고 각성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는 부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마치 카페인에 예민한 사람들이 커피를 많이 마셨을 때 나타나는 울렁거림과 구토, 식은 땀 등의 증세를 강하게 경험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몸에서 거미가 기어가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각성도가 높으면 잠들기가 어렵고 어쩔 줄 모를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이러한 증상 때문에 미국에서는 ADHD 치료제가 졸음 쫓는 약으로도 잘못 사용되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부작용이 ADHD 환자에게까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의사의 처방대로만 시간을 맞춰서 먹으면 효과를 낼 수 있으며, '마약류'로 분류됐다고 해서 중독성을 가지는 것도 아니다.

사랑샘터 소아정신과 원장인 김태훈 정신과 전문의는 "ADHD 증세가 있는 청소년이 6개월 정도 약을 처방받다가 갑자기 끊는 경우가 있는데, 중독성이 있다면 그 청소년이 금단증상 등으로 다시 약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약을 끊은 뒤 ADHD 증세가 되돌아 왔다며 학부모들이 다시 찾아와 약 처방을 바라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ADHD 치료제를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남용하는 것은 마치 치매 치료제를 기억력이 좋아지는 약처럼 일반인들이 복용하거나 발기부전 치료제를 소위 정력제인 양 복용하는 오류와도 같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