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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이건희·정몽구 존경받는 경제인 되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에 이희범 STX에너지·중공업총괄 회장이 취임했다.

다섯 달 동안이나 공석이었던 자리다. 이 회장도 세 달 넘게 고사했던 터라 경총 회장 추대위원들과 김창성 경총 명예회장까지 나서 어렵사리 수락을 받아냈다. 현재 경총은 시행에 난항을 겪고 있는 타임오프 제도와 2011년 복수노조 허용이라는 대형 노사관계 현안을 안고 있다.

이 중대한 시점에 세 달 넘게 공석으로 있었다는 것도 우려스럽지만, 그동안 경영계 중대현안을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경영자가 없었다는 사실이 더욱 씁쓸함을 남긴다. 등 떠밀려 앉은 모양새가 좋지는 않지만 어쨌든 중요한 자리가 채워졌다는 점에서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경총보다 더 비중이 큰 자리가 여전히 비어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리다. 이 자리도 벌써 두 달째 공석으로 있다. 전경련도 막중하고 시급한 현안들을 안고 있긴 마찬가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일자리 창출, 노사 문제, G20회의 등 기업 개별적인 대응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문제들이다. 이는 단순히 경제계만의 현안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전경련 회장직은 재계를 대표할 수 있는 이건희 회장이나 정몽구 회장 같은 인물이 맡아야 한다. 특히 이들은 사회에 큰 빚을 지고 있지 않은가. 단순히 막대한 돈으로 빚을 갚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계속 고사하는 편이 낫다. 또한 내 기업, 내 안위를 국민경제보다 중히 여긴다면 전경련 회장직에 앉기에 부적절하다. 하지만 기대를 건다. 그동안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경제계 대표로서 건전한 국민경제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할 충분한 자질과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 훗날 존경받는 경제인으로 기억되고자 한다면 지금이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