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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글로벌홀딩스, CJ에서 CJ제일제당으로...

CJ가 100% 자회사인 CJ글로벌홀딩스를 CJ제일제당에 916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대금은 현금 대신 현물출자를 통해 CJ제일제당 주식 42만1171주를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CJ글로벌홀딩스는 CJ제일제당의 100% 자회사가 되고, CJ의 CJ제일제당 보통주 지분율은 35.7%에서 37.8%로 높아지게 됐다.

◆CJ제일제당-CJ 주가 동반 상승 기대
CJ글로벌홀딩스의 올해 상반기말 기준 자산은 3059억원, 부채 2823억원으로 순자산가액은 236억원이다. 매각대금 916억원은 순자산가액의 3.5배 수준이기 때문에 CJ로서는 비핵심자산 매각으로 인한 수익효과가 발생한다. 또한 CJ글로벌홀딩스는 CJ제일제당의 라이신 사업(필수아미노산 식품가공)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CJ가 소유하고 있는 것보다 자산의 효율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CJ의 입장에서 보면 비핵심자산인 CJ글로벌홀딩스 보다는 핵심자산인 CJ제일제당의 지분을 늘리는 것이 더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CJ글로벌홀딩스는 지난 2006년에 아시아 각 지역의 사료부문 해외 법인을 통합 관리할 목적으로 홍콩에서 설립됐으며, 현재는 중국에 8개 법인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4개, 베트남 1개, 인도 1개, 필리핀 1개 등 총 15개의 해외사료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이중 인도네시아 사업비중이 53%, 중국 사업비중이 19%로 가장 높다.

강희영 하나대투증권 선임연구원은 "이 지역들에서 소득 향상으로 육류 소비가 증가하고 전통적인 사육 방식에서 사료를 사용해 사육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사료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실적은 안정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2009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6188억원 규모로 CJ제일제당 본사 매출액의 16%, 순이익은 264억원으로 CJ제일제당 순이익의 10% 수준이다. 2010년 상반기 매출은 3105억원, 순이익은 91억원을 달성했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실적하락 우려감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바닥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과장은 "실적우려감이 이미 반영된 CJ제일제당의 현재 주가 수준에서 CJ글로벌홀딩스 인수로 해외 바이오부문에서의 시너지효과를 고려할 때 향후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CJ제일제당의 주가 상승은 CJ에게는 핵심자산가치의 상승이기 때문에 CJ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3년 해외 사료 매출액 1조원 목표
CJ제일제당은 CJ글로벌홀딩스 지분 취득을 위해 CJ에 3자 배당되는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이번에 증자되는 보통주 42만1171주는 CJ제일제당 전체 주식수의 3.1%에 해당한다. CJ제일제당은 이번 CJ글로벌홀딩스 인수를 통해 그동안 이원화돼 있던 국내외 사료사업을 CJ제일제당이 일괄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사업적인 효율성을 강화하고, 기존의 일반/배합사료에서 마진이 높은 프리믹스 사료의 비중을 높여 2013년 해외 사료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에 따른 희석효과는 2011년 예상 EPS 기준 -3.0%지만, 경기회복에 따른 육류소비 증가로 해외 사료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연간 200억원이상의 지분법손익이 반영될 전망이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이 경우 2011년 CJ제일제당의 EPS 추정치는 5.7% 상승하며, 여기에 유상증자에 의한 희석효과를 감안할 경우 2011년 EPS는 기존 추정치 대비 2.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CJ글로벌홀딩스의 2009년 순이익 264억원에 따른 CJ에 반영된 지분법손익은 213억원, 올해 반기 기준 지분법손익은 100억원이었다.  

CJ제일제당은 2007년 CJ와 분할하여 식품, 사료, 제약 및 바이오 등의 사업에서 자체 역량을 집중하는 사업회사로 자리 잡고 있다. 김주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료 회사 편입은 CJ에 남아있던 사업을 CJ제일제당 관할로 이전하는 것으로 CJ제일제당을 그룹 내에서 식품과 바이오 등 사업에 집중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려는 의지가 재확인된 점과 국내 사료 사업 성장성의 한계를 해외 사료 시장에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CJ 자회사 조직 재정비로 시너지효과
CJ의 2분기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1763억원, 1598억원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을 제외한 지분법손익은 158억원으로 전분기 169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고, 삼성생명 등으로부터의 배당금수익은 72억원으로 전년동기 13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CJ는 삼성생명 구주매출에 불참했지만,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사 지분보유를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2011년 상반기까지 국회통과가 안 될 경우 지주회사 행위제한요건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2011년 9월까지 보유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11월 이후에는 시장 상황과 법안 통과 여부에 따라 보유지분 매각이 가능할 전망인데, 매각이 이루어지면 현금유입을 통해 지주회사 사업구성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CJ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은 전체 3.2%, 7천억원 규모다. 

지난 2분기 자회사들의 실적개선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2분기 CJ푸드빌은 소비 회복과 구조조정 효과로 이익 증가세를 유지했다. CJ제일제당은 삼성생명 주식 매각 차익 5496억원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CJ엔터테인먼트와 CJ미디어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메인투자 영화 흥행 성공 및 경기회복에 의한 광고 증가가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엠넷미디어 등 미디어 자회사들도 경기회복에 따른 방송광고 호조로 매출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해외 판권구매비용감소 및 광고단가 상승 등 온미디어와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에는 흑자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향후 계열사인 오미디어홀딩스와의 합병 등 효율적인 조직 재정비를 통한 시너지효과의 증대가 미디어 계열사들의 실적개선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이상헌 과장은 "이번 흑자전환은 시스템 안정화로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발휘로 미디어 부문의 자산가치 상승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