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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저는 회사를 위해 또 직원을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삶의 치열한 현장 속에 서 있다. 뜨거운 피를 가진 남자로 섬세함을 지닌 여성으로, 때론 아빠와 엄마의 이름으로 녹록치 않는 사회를 자녀들에게 가르쳐 줘야하는 인도자가 되기도 한다.

유독 더운 올 한해, 여름의 폭염 속에서 대한민국 건설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건설 권오규 소장을 만났다.

"현장에서 저는 회사를 위해 또 직원을 위해 존재합니다. 군림하는 소장이 아니라 뜨거운 동료애와 팀웍을 중요시하며 함께 나누는 현대건설의 가족으로 함께 존재하는 것입니다"

현대건설에 82년도에 입사해 30여 년 동안 국내외 건설 현장을 두루 섭렵해 지금은 현대건설의 간판 베테랑 엔지니어 권오규 현장소장.

그는 지난 1월 서울 강동구 암사동 구리암사대교(암사대교) 건설소장으로 부임, 지난날 홍콩의 지하철 공사와 인도네시아의 바탐 공항 확장공사, 서울 지하철 2호선과 9호선 등 초정밀 기술력이 필요한 작업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일한 경험을 가진 엘리트 기술자다.

현대건설은 지난 7월 29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2010년 종합시공능력평가에서 사상 최초로 시공능력평가액 10조원을 돌파, 2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한 '막강 파워'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다.

"인도네시아 3년, 홍콩 4년 총 7년의 해외 공사현장에 나가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한국이었다면 좀 맞지 않는 사람과의 회사일은 집에 있는 가족들에 묻혀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만 해외에서는 절대로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동료애와 팀웍은 정말로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현대건설의 직원들에게 꼭 필요합니다"

권 소장은 부산대학교 토목과를 졸업하고 82년도에 현대 건설맨이 됐다. 오늘도 새벽 5시에 기상해 아침을 꼭 챙겨먹고 서울 강동구 암사동 구리암사대교(암사대교) 소장실로 나왔다.

어김없이 가볍게 신문 헤드라인 제목을 챙겨보고 아침체조 시간인 7시에 현대건설 직원과 협력업체, 고용인부 70 여명과 국민체조를 한다. 암사대교 공사 현장에서 만난 인연과 사명을 현장 동지들과의 하루 시작을 함께 여는 것이다.

동료애와 팀웍을 강조하는 그런 그도 야성의 거친 소리를 낼 때가 있다. 아침 7시 30분 본부장회의에서는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공무·공사·관리 부장과 갖는 4인의 차 마시는 회의가 결코 조용하지 않는 것은 현장의 무게감 때문이다.

"건설 공사현장은 매일매일 새로운 문제가 항상 발생하는 곳입니다. 문제해결을 위한 빠른 조치를 위해 격렬하고 치열하게 서로 이야기해야합니다"

권 소장은 책임지고 있는 지금의 작업장인 암사대교는 지난날 양화대교 성산대교 서강대교 마포대교 잠실대교 등 현대건설이 그동안 대한민국 현대식 다리건설 역사와 함께 건설노하우를 자랑하며 한강에 놓는 11번째 다리다.

암사대교는 강동구 암사동과 경기 구리시 아천동 사이를 잇는 사업비 2947억 규모의 대교 (폭 24 ~ 44m 연장 1.13km)와 연결도로 (폭 25m 연장 1.61km)를 합한 총 2.74km 공사로 지난 2006년 4월에 착공해 2013년 말 개통할 예정이다.

이후 완공될 중랑구 면목동의 사가정 길을 연결하는 용마터널과 직접 연결돼 서울 동부권과 경기 구리, 남양주 일대의 교통소통 개선 및 균형 발전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권 소장은 "암사대교는 서울시에 포함된 동부권 한강의 첫 다리"라며 "다리를 설계할 때 중간의 아치를 떠오르는 태양으로 형상화해 한강 다리 중 가장 아름다운 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전히 풀어야한 문제도 있다.

한강 남단 현장사무실 부지를 통과하는 자전거 도로가 지난해 12월 개통돼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으나 공사 진행 중인 구간을 통과하기 때문에 안전 확보에 매우 어려움이 있는 것.

"원래 공사현장에는 안전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합니다. 작업 현장에서 일하는 현장근무자들의 안전도 생각해야하는데 지금은 자전거 도로이용 시민의 안전도 함께 챙겨야 해요"

암사대교는 착공 초기부터 상수원 환경 보호와 시민 통행 허용을 전제로 한 공사라는 것이 완벽한 해결방안을 제시 못하고 있는 점이다.

현대건설 암사대교 건설현장에서는 교각과 상판 등 모든 구조물을 육상에서 만들어 바지선과 크레인 등을 활용해 1700톤 무게의 상판을 놓는 대선일괄가설공법과 공사 현장 샛길 등에 안전막과 보호대 가림막 등을 설치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권 소장은 8년차 후배 김민지 과장에게 말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 실패하면서 더 크게 배우는 것"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토목공사 특징 때문에 비오는 오후 공사일정은 멈췄다. 하지만 자신의 역할과 후배의 인도자로서의 그의 열정은 더욱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