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대기업 계열 자산운용사 그룹주 펀드, 순환출자용 도구?

삼성, LG, 현대차, SK등 대기업 계열 자산운용사들이 자사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그룹주펀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이번에는  한화그룹이 상장계열사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한화그룹주펀드'를 출시한다. 2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신운용은 현재 한화, 대한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증권, 한화케미칼, 한화타임월드 등 한화그룹 계열의 상장사를 편입한 그룹 주 펀드를 구성해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금감원에 증권신고서 제출을 목전에 두고 구성 종목과 비중에 대한 조율작업을 진행중이다. 주식은 90% 이하로 투자 하며,이 중 그룹 소속 계열사 주식을 최대 50%까지 편입할 수 있다. 나머지는 인덱스펀드와 섹터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업종을 분산하고 시장 흐름을 따라갈 예정이다.

그룹 주 펀드는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 5조원이상 기업집단에 투자하는 펀드로 계열사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계열사에 간접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그룹의 경우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인덱스' 펀드를 통해  순자산 규모 5580억원으로 지난 6월에는 5000억원이던 설정 한도를 7000억원 수준까지 확대했다.

삼성그룹은 계열사에 주로 투자하면서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SK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최태원 회장이 SK를 직접 장악하는 방법 대신, SK C&C를 통한 순환출자 구조를 이용했다. 최태원 회장의 SK C&C 지분률은 44%로  최태원-SK C&C-SK( 주)-SK텔레콤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SK C&C가 보유하고 있는 SK 지분은 11.18%. 다시 SK는 SK네트웍스와 SK텔레콤 지분을 각각 40% 와 21% 보유하고 있다.

즉, SK C&C가 그룹 지배구조의 출발점에 있는 셈으로 최 회장은 적은 지분으로도 SK C&C를 통해 그룹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그룹주 펀드 또한 경영권 확보와 승계를 위한 순환출자용 도구가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한편, 한화운용은 그룹의 주력 업종인 화학 금융 등의 업황 전망이 밝고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라는 점을 들어 이 펀드가 다른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펀드는 10% 수익률을 달성하면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중간 배당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