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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010’통합 정책 유연성을 가져라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15%를 차지하는 01X(011, 016~019) 번호 사용자들의 010 통합을 이끌기 위해 3년 후 ‘010’ 통합에 동의한다는 전제하에 스마트폰 등 3G 휴대전화에서도 01X 번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옛 정보통신부는 지난 2004년 가입자의 80% 이상이 010으로 전환하면 강제로 나머지 01X번호를 010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했으나 이미 85%에 달하는 현재까지도 010 강제 통합을 시행하지 않아 왔다. 기존 01X를 사용하던 소비자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난다고 해서 기존의 01x번호 사용자들이 010전환에 적극 나설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현재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최신 기기를 선택한 010사용자들보다 ‘내 번호’를 더 중히 여긴 사람들이기에 3년의 시간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책의 일관성보다는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01X사용자들에게도 3G의 사용을 완전히 허용해 2G망을 빨리 걷어내고 다른 나라 보다 조기에 4G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어차피 3년 뒤에도 완전한 010으로의 통합을 기대하기 어려울 거라면 지금이라도 그 방향을 살짝 바꿔 시간과 비용을 아끼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010전환자들의 반발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미 대다수의 010사용자들은 자기 번호로 애착을 갖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도 “3년 간의 유예기간을 준다고 해서 6년간 01X 번호를 바꾸지 않았던 사람이 3G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3년 뒤에 여전히 남아있는 01X 가입자들은 향후 번호통합에 더욱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실행에 있어 유연성을 갖고 접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