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둔화 움직임을 확인시키는 대외 경제지표들로 인해 고전하던 국내증시가 예상치를 상회한 중국과 미국의 8월 제조업 체감경기지수 영향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미 ISM제조업지수의 내용은 긍정적일게 없었지만 호재에 목말랐던 시장은 강한 긍정으로 받아들였다. 또 다른 의미에서는 미국보다 중국에 더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고, 미국의 ISM지수와 중국의 PMI지수가 국내 수출경기와 연관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연속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양국 제조업경기가 기준선 50선 위, 확장국면에서 연착륙할 경우 국내 수출경기 순항 기대로 대외요인으로 인한 국내증시 부담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선진국 경제지표 완화로 국내증시 상승 전망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지난주 상승으로 전고점이나 1800선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기술적 부담이 있지만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던 미국의 매크로 지표들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시장의 탄성은 지난주만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주에는 매크로 지표가 상당히 한산하기 때문에 지난주처럼 매크로 지표의 호전에 의한 증시의 강한 탄력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유동성과 저평가 메리트에 의존한 다소 느린 속도의 증시 흐름을 예상했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증시를 안전자산 랠리 종료와 함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코스피밴드를 1750~1820으로 제시했다.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의사 표명, 일본은행의 양적완화책이 부각되면서 안전자산 랠리가 멈추는 양상인데다 미국 부동산 지표 중 선행성이 높은 미결주택매매통계가 7월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모기지 금리가 극히 낮은 상황에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반등일 뿐 추세적인 움직임이 아니라는 비판은 있으나 7월 민간 자생력을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中 정책이벤트, 증시의 호재
이재만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모든 눈이 경제지표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정책이벤트가 증시의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0월 초 북경에서 열릴 예정인 중국 공산당 17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서는 향후 5년 중국의 경제발전 방향으로 경제구조 변화, 산업경쟁력 향상, 사회안정, 그리고 저탄소 경제로의 이행 등에 관련해서 집중적으로 논의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정책변화를 바탕으로 생각을 해보면, 우선 상반기 실행된 긴축정책으로 급격히 위축된 투자경기는 회복될 가능성이 높고, 소비를 통한 경제발전을 위한 도시화 과정에서 인프라 및 건설투자 등이 재차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사회안정을 위한 소득의 불평등 구조 해소도 임금인상을 통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가계의 소비재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통위,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듯
이승우 연구위원은 이번주 일정 가운데서는 국내 통화정책에 큰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달 금통위에서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으로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최근의 국내 물가 불안과 IMF의 출구전략 권고 등이 기준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는 "이번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연내 추가인상은 없다고 볼 수 있으며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가 또다시 동결되면 해외경기의 불확실성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동결기조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이번 금통위는 어느 경우에도 시장에 비교적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철중 연구원은 "수입물가와 생활물가가 오르면서 실질 금리폭은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연내 기준금리 25bp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9월에 인상한다고 할지라도 주식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금요일 발표될 美 고용지표가 중요한 변곡점
미국증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상승했음에도 3일 코스피는 미국 고용지표를 앞두고 보합세가 나타났다.
김철중 연구원은 "코스피 1750선위에서는 주식형펀드 환매, 투신매도의 패턴이 나타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 고용지표 발표 경계 심리로 상승세가 제한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이번주 미결주택매매, 비농업취업인구 증감, ISM제조업지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금요일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가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10일에는 중국의 주택가격, 통화공급, 신규대출, 물가 등 중요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통화 공급이나 신규대출은 전월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동성 긴축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中 법인의 매출액 성장기업 주목
중국의 정책이벤트와 향후 경제구조 변화 등을 고려해보면 금융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중국 경기선행지수의 구성변수인 유동성 지표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재만 연구원은 "본질적으로는 경제구조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중국 수혜주를 찾을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소비경제로의 이행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와 관련된 국내기업 중 중국내 법인이 있고, 중국법인의 매출액이 성장한 기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당하는 업종은 유통업, 자동차, 소비재로 2008년 대비 2009년 증가율이 각각 100%, 93%, 67%를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작년 중국법인의 매출액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컸던 국내 기업은 중국내 시장점유율도 증가했을 것"이라며 "중국 법인의 매출액 증가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된 기업에 대한 관심이 장기적인 중국 경제구조 변화의 진정한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를 근거로 유통업종에서 CJ오쇼핑, 자동차업종에서 평화정공, 현대차, 한일이화, 현대모비스, 기아차, 소비재 업종에서 웅진코웨이, 락앤락, 오리온, CJ CGV, 기계업종에서 두산인프라코어, STX엔진, IT업종에서 LG디스플레이, 파트론, 삼성전기, 삼성전자 등을 꼽았다.
한편 김철중 연구원은 업종별로 금리상승 수혜가 기대되는 보험업종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