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사태가 해결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오는 10일 이사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7일 신한노조측까지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사장의 피소 사태와 관련해 검찰 조사가 끝나기 전에 해임을 위한 이사회 개최를 반대한다고 거듭 밝힘에 따라 신한금융의 내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노조측은 "금번 검찰 고소는 당사자에게 해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며 "검찰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사회를 소집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겠다고 언론에 공표한 것은 투명성이 결여됐고 절차상 명백한 오류"라고 지적했다.
신한노조는 지난 6일 라응찬 회장과의 면담 후 사내 게시판에 올린 성명서에서 이번 사건을 '금융권 사상초유의 핵폭탄급 사태'라고 규정한 뒤, "검찰조사 결과에 따라 조직을 위기상황으로 몰아넣은 당사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묻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김국환 신한은행 노조위원장은 "내부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를 검찰에 고발함으로써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의 명예와 신뢰를 한순간에 떨어뜨렸다"며 "창립이래 정착돼 온 신한문화와 정서에 반하며 직원들이 이해하기 힘든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또 "회장과 사장, 은행장은 검찰 조사 결과 전까지 더 이상 사장 해임을 위한 이사회 개최 논란을 일체 중지하고 흐트러진 조직과 땅에 떨어진 직원의 사기, 주주가치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은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신한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라 회장은 2007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50억원을 건넸고, 이 돈이 라 회장 개인 계좌가 아니라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에서 인출돼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받아오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한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며 민감한 사항인 만큼 언제 조사가 마무리될 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8월말~9월초 신한은행으로부터 실명제법 위반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받은 데 이어 지난주 검사역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금감원은 라 회장이 차명계좌를 개설하는 과정에 대한 서류 검토와 관련자들에 대한 면접 조사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라 회장이 개설한 차명계좌가 단일 계좌가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계좌로 나뉘어 운영돼 온 의혹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 계좌가 개설된 과정이나 라 회장의 지시 여부 등을 면밀히 검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번 금감원의 조사는 신 사장의 검찰 피소건과 맞물려 진행된다는 점에서 향후 신한금융의 지배구조에도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신한은행은 950억원 상당의 불법대출과 관련해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소,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금감원은 2008년에 이어 올해 11월께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