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슈퍼 엔고' 현상이 국내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산은경제연구소는 '엔고의 원인과 파장'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슈퍼 엔고 현상으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과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선성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단행에도 불구하고 개입 효과 지속은 어려워 엔고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엔화가치 강세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국내 자동차와 가전산업은 최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자동차, 가전, 철강업 반사이익 누릴 듯
일본과 수출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가전, 철강업 등의 경우 일본제품 수출가격이 올라 국산 제품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산업은 일본과 해외시장에서 높은 수출경합관계를 보이고 있어, 엔화 강세에 따른 일본제품의 수출가격 상승이 국산 제품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 권양일 연구원은 "엔고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엔화 강세 수혜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국내 수출업체들의 수출선이 이머징 전반으로 다변화돼 있어 환율 문제가 부각될수록 국내업체들의 매력도는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산은연구소는 "국산 제품이 일본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게 돼 해외시장에서 국산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자동차와 가전산업이 엔화 강세의 최대 수혜업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반도체 통신 조선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엔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와 휴대전화(통신기기)는 과거와 비교해 일본과 경쟁도가 낮아졌으며, 일제 장비와 부품 수입 의존도가 높아 가격 경쟁력 효과가 제한될 것으로 분석됐다. 조선과 석유화학 업종도 해외시장에서 일본기업과 경쟁도가 크지 않았다.
◆금융시장 미치는 영향 '제한적'
한편 엔고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국내 채권 시장은 중국의 국내 채권 순매수 확대라는 간접적 영향이 예상되며, 주식시장은 일본인 거래비중이 매우 미미해 엔화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에 따른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박용하 산은연구소 경제조사팀장은 "엔고에 따른 수입 물가상승 압력이 우려되지만 원화절상으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엔화강세는 일본 경제의 부진 등으로 올 연말을 전후해 서서히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