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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건설사, 수주목표 30%도 못 채워

대형건설사들의 수주목표가 30%가 채 달성돼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며 건설시장의 경색이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건설경영협회가 30대 회원사의 상반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30대 건설사의 연초 수주목표 대비 평균 실적이 33.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보통 상반기 수주실적이 40%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10%가량 하락한 수치라 건설시장 경색이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함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올라 출구전략이 본격화된다는 기대심리가 반영됐고 공공물량 기근, 리비아·이란 발 해외건설 악재 등 대형건설사들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많은 한해였다"라며 "이런 이유로 대다수 대형건설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부문별 수주 달성률이 공공(28.7%) 국내(31.7%) 쪽이 민간(33.6%), 해외(38.9%)로에 비해 훨씬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며 대형 공공사업의 부진이 수주달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30대 대형건설사 대부분이 4분기에 이르러 올 연간 수주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내년 건설사들의 유동성 악화는 더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건협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보통 연말 밀어내기 발주 관행 덕분에 예년에는 하반기 수주실적이 상반기의 2배를 웃돌았지만 올해는 이런 기대마저 어렵다"라며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 하반기 출구전략 본격화로 인한 공공수주 급감에 리비아, 이란발 해외건설 악재, 주택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민간 쪽 침체 등을 고려하면 올해 수주 농사는 망쳤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상반기에 목표 대비 50% 실적을 채워도 연간 목표 달성이 빠듯한데, 올해는 예년보다 더 저조한 33% 실적에 머물러 목표치를 채우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주물량 뿐만 아니라, 수주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30대 대형사의 상반기 수주액은 국내 33조6천316억원, 해외 17조6천571억원을 합쳐 총 51조2천887억원이며 작년 상반기(46조5천706억원)보다 10.1% 늘은 수치다.

하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13.4% 감소한 국내 수주실적을 127.7% 폭증한 해외수주로 만회했고 국내 수주실적도 40.3% 급감한 공공수주를 16.1% 늘어난 민간수주로 만회해 수주가 한쪽으로 편중, 리스크가 높아져 질적 수준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내 공공수주 급감 분을 미분양 리스크가 큰 민간주택·건축수주와 수익성이 불투명한 해외수주로 채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시기에 따라 적자공사 등 폐해와 손실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상반기 30대 건설사의 정규직 인력은 총 4만7551명(1개 업체당 평균 1585명)으로 작년 상반기(4만6527명)보다 2.2% 늘며 채용시장에는 큰 폭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보고서는 국내현장 인력이 3.1% 줄었지만 해외현장 인력이 1.4%, 본사 지원인력이 8.3% 늘었기 때문이며 실무자(0.7%)보다 임원(2.1%), 간부(3.2%) 인력 증가폭이 커 업체별 내부인력 구조조정은 작년에 이미 끝난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수주 쪽에서는 메이저 5개사의 해외주택 수주가 2008년~2010년 상반기까지 전무했고 나머지 25개 대형사의 해외주택 수주도 2008년 상반기 15.1%에서 작년 상반기 2.8%에 이어 올해 상반기 0.6%까지 급감하는 추세가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