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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뛰는 '물가'…기준금리 인상 전면 '압박'

소비자물가가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오는 14일 개최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정책을 전면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9월 물가상승률은 3.6%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3%를 웃도는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가 3%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대외경제여건 불확실성과 부동산 경기 침체를 이유로 기준금리는 두달째 2.25%로 동결했다.

그러나 기상여건 악화로 인한 농수산물 수급차질이 빚어낸 물가 폭등 현상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예상치를 훨씬 웃돌자 10월 들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물가가 서서히 내려가겠지만 10월에도 채소 가격에 따라 3%대 초반에서 중반 정도로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산 배추 등이 수입되면 물가가 다소 떨어지긴 하겠지만 전문가들은 2~3개월 안에 물가 수준을 안정적으로 회복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로 전망한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도 금리인상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1일  1일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는 3.5~3.6%로 물가 상승률(3.6%)과 비슷했다.

이는 최근 채권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며 은행들이 지난달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기준으로 대부분 연 3%대 수준으로 금리를 낮췄기 때문이다.

즉 3%대 예금금리로 은행에 저축해 봤자 3%대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대인 것이다.

더군다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대부분의 투자금이 은행으로 유입됨에 따라 시장 금리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중국,일본을 중심으로 세계 환율전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 하락이 금리인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80원 하락한 1130.4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13일(1128.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같이 원화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만약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내외 금리차가 커지면서 달러 유입을 부채질해 환율 하락 속도는 더욱 빨라지게 돼 한은의 고민이 어느 때 보다 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