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는 증시 격언처럼 조정을 기다리던 개인투자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국내증시가 6일 전일보다 무려 25.01포인트 상승한 1903.95로 장을 마감해 근 3년 만에 '코스피 1900' 시대를 열었다. 종가 기준으로 1,900선을 웃돈 것은 2007년 12월27일 1,908.62 이후로 2년10개월 만이다.
지난 밤 뉴욕증시가 급등 마감하면서 최근 지수 상승을 억눌렀던 가격 부담을 상쇄시켰다. 1% 가까운 갭 상승을 통해 1900선에 바짝 다가선 채 장을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장 시작 1시간 여 만에 1900을 기록했다. 일본은행(BOJ)은 기준금리를 0.1%에서 0~0.1%로 인하함으로써 사실상 제로금리 상태로 재진입하고 추가 양적완화정책을 전격적으로 발표함에 따라 국내 증시 상승에 탄력을 더 했다. 이에 시장에서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고 추가 양적완화 기대도 커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질주는 16거래일째 이어졌다. 순매도를 보여 왔던 기관도 이날은 순매수에 나섰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507억원, 795억원씩 매수우위였다.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5조3797억원에 달한다. 연속 순매수 일수 기준으로는 사상 5번째이며, 연속 순매수 금액 기준 사상 4번째다.
개인들의 차익 실현 욕구도 만만치 않았다. 지수는 개인 매도 물량과 외국인 매수세가 부딪치며 1900선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지속됐다. 이러한 공방전 속에서 기관, 특히 투신권이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다시금 상승탄력이 살아났다.
이러한 기세에 코스피 지수가 이달 중 2000포인트를 기록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0월에 한국 증시는 다시 한번 전설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양적완화 추가정책과 11월 중간선거, 일본의 더 강력한 엔화 강세 저지 정책, 중국의 전인대회 개최, G20 회담을 통한 글로벌 공조정책, G2의 개선된 경기선행지표 등이 대부분 10월 시장에 선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경제지표가 좋게 나오면 경기회복으로 해석하고, 나쁘게 나오면 정책완화 기대감이 작용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어, 주식의 투자매력이 높아졌다는 쪽에 무게를 더 많이 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인한 일시적인 숨고르기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6일 "코스피지수가 4분기 중 2000선에 도달할 것이란 의견에는 변함이 없지만 1900선을 뚫은 지금 시점은 단기 조정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대부분의 업종과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상승했다. 기계, 철강금속, 운수창고, 전기전자, 유통업종이 2% 넘게 올랐다. 증권, 화학, 비금속광물, 서비스 등의 업종도 1% 이상 상승했다. 기술주들과 중국 관련주들도 급등세를 보였다. 환율하락 우려로 약세를 보였던 화학주들도 모처럼 반등했다. 반면, 은행, 건설, 의료정밀, 음식료품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