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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팽창의 시대라면 미래는 압축의 시대가 될 것이다"
박경철 의사박사 겸 경제전문가는 서울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선진화 길을 묻다' 강연회에 연사로 나서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경철 박사는 "과거에는 G7 이라고 해서 선진국 7개국들이 모여서 정상회담을 했다"며 "이제 신흥 경제국들도 함께 하자는 담론의 장이 만들어 지면서 G20을 개최하게 됐습니다"고 언급했다.
"과거에는 팽창, 미래에는 압축의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박경철 박사는 ‘앵거스 메디슨’이라는 경제학자를 소개하며 "이분은 과거의 경제는 어떻게 돌아갔나, 인간이 어떻게 살아왔나를 찾아내서 수치·계량화하는 연구를 했다"며" "예수탄생부터 1800년 까지는 인간의 1인당 국민 소득이 30%밖에 성장하지 않았는데 서기 1800년부터 2000년까지, 단 200년 만에 국민소득이 30배 넘게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1800년 이전에는 공동체제라서 왕과 대지주, 소작농을 거느렸던 봉건체제에서는 생산량에 대한 고민이 없어 큰 변화가 없었다"며 "그러나 1800년 이후 자본주의 체제가 성립되면서, 내가 일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게 됐습니다.
생산량을 높이기 위한 연구과 노력이 이루어지고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예를 든 박경철 박사는 "미국은 허허벌판에서 처음 시작해 200년 만에 초강대국이 되었다"며 "미국식 자본주의는 “남 생각하지 말고 나만 발전 하면 된다. 욕심을 계속 허락해 줘야 더 크게 발전한다”라는 인식이 잡혀있어 이로 인해 미국은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생각에 동조한 것이 1990년대입니다. 당시 소련이 붕괴되고, 동유럽도 무너졌죠. 힘없이 무너지는 사회주의 체제를 보며, 미국방식이 1등이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면서 신자유주의 개념이 들어섰다"
그는 이어 "그러나 미국 사람들에게 1930년대, 40년대 보다 행복하냐고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고 반응을 보였다"며 "욕심이 더 크게 성장하면서 행복은 계속 떨어지는거죠. 이것이 최근에 나타난 경제위기이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 단계를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생산량을 늘리면서 현재 국민소득이 2만달러의 세계 경제 10대 강국으로 발전했다"며 "1950년 대에 우리나라는 농경사회였는데 자본주의가 성립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미국이 우리나라에게 원조, 기술공역을 해주면서 공장을 짓고 다리를 만들게 됐다.
이때 내가 성공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변화되면서 기회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분들이 있었으니, 바로 정주영 명예회장과 이병철 명예회장 등 이다. 이분들이 산업 자본주의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1960년대 산업화가 일어납니다. 이런 시대적 조류에 부응 했던 분들은 직관적으로든 본능적으로든 통찰 적으로든 변화를 알았던 사람들입니다. 당시 땅만 지키고 있던 대한민국의 주요자본가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논을 가졌다고 해서 부자라고 하지 않잖아요.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겁니다. 주류가 비주류가 됐어요. 반대로 시대의 변화를 간파한 사람들은 산업시대의 주요자본으로 등장을 했다"
"'아버지 뭐하시니?, 우리 집에 논 50마지기 있는데요, 우와!' 하던 시대에서 1970년대 '아버지 뭐하시니?, 공장하시는데요. 우와!'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산업자본주의가 형성되면서, 월급이란 것이 나오게 되고 사람들은 그것으로 무언가를 사게 되고 비로소 산업사회가 시작됐다. 지금은 '아버지 뭐하시니? 공장하시는데요. 어이구 힘들겠네' 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박경철 박사는 "이때 살아남은 사람들은 넘치는 시대를 간파한 사람이다. 90년대 이전이 절대적 욕망이었다면 90년대 이후에는 상대적 욕망이 주를 이루었다. 이것을 잘 간파한 사람들이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부족하고 넘치는 시대였다"고 말한 박 박사는 "이제는 결핍을 채우는 시대가 아니라 남는 상태에서 폐기 시키고, 폐기를 바탕으로 새롭게 성장해 나가는 시대이다"며 "그러다 보니 성장과잉이 생겨 우리는 잉여의 시대에 살면서도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저 사람은 3D 텔레비전인데 나는 LCD 텔레비전을 가졌구나 하는 이런 상대적 박탈감, 상대적 결핍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돈을 벌면서도 계속 소금물을 마신다"고 말한 박 박사는 "아직까지도 소금물 먹여야 된다고 생각하는 다수들이 신제품, 신기술을 만들지만, 여러분도 화나시잖아요. 세탁기, 휴대폰 사용설명서 다 이해하시는 분들 계십니까? ‘아, 이건 아닌데.. ’생각 하면서 또 신제품을 사는데 나중에는 화가 나서 안 산다"며 "쓰레기를 줄이고, 소금물을 그만 마시는 시대, 쓸데없는 기능을 빼고 필요한 것만 만들어서 파는 시대가 되면 엄청난 위기이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새로운 시대는 그 시대를 읽은 사람에게는 기회의 축복이지만, 정확히 간파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무서운 폭풍이 다가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 박사는 "스마트, 소프트파워의 시대가 왔습니다.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의 개념, 아이디어가 중요한 시대가 왔는데 따라가기가 힘들다"며 "새로운 시대는 '왜?' 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창의성을 가진 사람만이 주도할 수 있다"고 내놓았다.
그는 이어 "'이렇게 해' 라고 했을 때 '네' 하면, 쓰다듬어 주지 말고 '왜요?' 라고 묻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진취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들의 패기를 무형의 자산과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믿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경철 박사는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기성세대, 젊은 청년들이 생각을 바꾸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새로운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사진=공감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