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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유적지를 보기 위해 멀리 도심을 벗어나야 했지만 서울 곳곳에서도 숨은 유적지가 퍼져있어 가까운 곳에서 역사 체험을 할 수 있다.
서울 지하철을 이용해 도심의 오래된 비석과 위인들의 묘를 찾아 당시 시대의 역사 풍경을 알아볼 수 있다.
그 중 궁궐, 궁집, 문묘 등 국가 주요시설 앞에 세워 그 곳을 지나갈 때는 경의의 표시로 세워진 하마비를 볼 수 있다.
하마비는 종로구 훈정동 종묘 입구에 세워져 있는데 1호선 종로 3가역 11번 출구에 내리고 직진하다보면 종묘 공원에 도착할 수 있는 데 입구에서 비석을 볼 수 있다.
태종13년(1413) 최초로 종묘와 궐문 앞에 표석을 놓았는데 이것이 후일에 하마비라고 새긴 비석을 세우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이후 경복궁, 덕수궁, 동묘 등 왕이나 고관이 거처하는 대부분의 곳에 세워져 역사적 의미를 지켜오고 있다.
이 비석은 가던 말을 내리라는 뜻이 비석에 새겨져 있다. 글을 보면 '대소인원개하마(大小人員皆下馬)'가 적혀있는데 "모두 말에서 내리시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는 그들이 선열(先烈)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타고 가던 말에서 내렸음을 알 수 있다.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으로 하여금 말에서 내려 하마비가 세워진 입구부터는 반드시 걸어서 들어가게 함으로써 경의를 표시하던 역할을 했다. 말에서 내릴 때 마다 고개를 쑥이며 자연스럽게 경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높은 세도가라도 할지라도 하마비 앞에서는 위세를 부리지 않았다. 임금도 사찰 등 성스러운 장소를 지나갈 때 말에서 내려 걸어가야 했다.
또 말을 타고 가던 사람이 잠시 멈춰 일을 보러 간 사이에 마부들끼리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담소를 나눈다. 그들이 모시는 상전이나 주인 등의 인사이동, 진급 등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기 때문에 이것을 가리켜 '하마평'이라는 일상용어가 굳혀졌다. 오늘날 관리의 이동이나 임명 등에 관한 풍설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