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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흥국생명에서 비자금 조직적 관리”

전 흥국생명 직원들이,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이 계열사인 흥국생명을 동원해 비자금을 조직적으로 관리한 정황이 새롭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흥국생명 해직 노조원들로 구성된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994년 흥국생명 본사가 오너 일가의 비자금 30억 원을 양도성 예금증서로 넘겨받아, 차명보험 가입을 주도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흥국생명 간부가 예금증서를 현금화해 보험에 드는 과정에서 국세청 조사를 받았지만, 태광 측 임원이 미리 준비된 진술을 하도록 해 처벌을 피했다고 주장했다. 전 직원들은 이 회장 측의 보험계좌를 추적한 결과, 문제가 된 313억 원 이외에 비자금 관리용으로 의심되는 39억 원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태광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6일 그룹의 핵심 임원인 오용일(60) 태광산업 부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이날 오후 오 부회장을 검찰에 소환해 비자금 조성 경위와 규모, 정·관계로비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금융감독기관의 특혜 의혹이 제기됐던 쌍용화재(현 흥국화재) 인수 단시 단장을 맡은 오 부회장에 로비를 벌였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부회장은 지난 1975년 태광산업 입사 이후 자금과장, 경영지원실장 등 재무 담당 요직을 두루 지냈다. 그는 이 회장과 이 회장의 어머니 이선애(82) 태광산업 상무의 최측근으로 꼽히며 그룹 내 ‘로비스트’라고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