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또다시 '젊은 인재'를 강조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승진 여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30일 오후 4시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총회 참석 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시대 변화가 빠르다. 판단력과 결단력도 그만큼 빨라야한다. 또 많이 돌아다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젊은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멕시코 출장 길에 오르기 전에도 기자들의 연말 삼성그룹 조직 개편에 대해 이 회장은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고 답한 바 있다.
귀국 길 역시 기자들의 '큰 폭의 인사개편을 뜻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 회장은 "21세기에는 세상이 바뀌기 때문에 젊은 사람이 잘 맞는다"고 언급했다.
기업 경영에 있어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젊은 리더십'의 빠른 판단력과 결단력·창의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처럼 이 회장의 연이은 '젊은 조직론'과 '젊은 리더십' 강조는 연말로 예정된 삼성그룹 정기 사장단 및 임원인사의 세대교체 가능성에 힘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단독 대표이사를 맡아온 최지성 사장의 부회장 승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장 승진, 40대 젊은 임원들의 전진 배치, 외부 젊은 인재들의 주요 보직 발탁 가능성 등을 예측하고 있다.
1968년생인 이 부사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2001년 3월 경영기획실 상무보, 2003년 2월 상무, 2007년 1월 전무 겸 최고고객책임자(CCO), 2009년 12월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승진했다.
물론 올해 당장 승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많다.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1년도 지나지 않았을 뿐더러, 승진대상에는 들어갈 수 있겠지만 굳이 서두를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 승진한 이 부사장이 올해 사장으로 승진하는 것이 빠르게 여겨질 수 있지만, 오너 2세의 경우 일반적인 승진 연한이 큰 의미가 없기에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복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날 이건희 회장은 전략기획실 부활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전략기획실은 지난 2008년 4월 '삼성쇄신안' 발표 및 이회장 퇴진과 함께 해체됐던 곳으로 호암 이병철 창업주 시절 비서실로 출발해 한때 삼성의 전 계열사에서 파견된 100여명의 임직원이 각 사의 경영계획과 재무·인사 등을 맡아 왔었다. 특히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해온 이건희 회장 경영 체제의 핵심과도 같은 조직이었다.
이처럼 공식적인 해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24일 이 회장의 삼성전자 회장 복귀와 8.15 특별사면에 삼성전자 이학수 고문·김인주 전 삼성 전략기획실 사장이 포함되면서 전략기획실 부활설이 계속 대두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이날 공항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마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