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국 정보, 삼성이 훔쳐봤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MBC 보도국 내부정보에 삼성 등 외부인이 접속해 외부로 유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노조는 1일 "MBC 보도국 내부정보를 다루는 뉴스시스템을 담당하는 내부사원이 퇴사 이후 삼성으로 이직했는데 이 과정에서 MBC 내부정보를 삼성에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IP주소가 삼성으로 돼있는 PC에 MBC 보도국 뉴스시스템에 장기간 접속해 온 사실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MBC 노조는 최근 내부 뉴스시스템에 올린 취재정보 등이 증권가 정보지에 공개된 것을 포착했고 이 상황이 반복되자 외부 유출 가능성을 의심했다.

이에 MBC 측은 7월 특별 감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외부인의 소인으로 보도국 뉴스시스템에 접속해 당일 방송될 뉴스 내용과 편집순서를 담은 Q시트 등 보도국 내부 정보를 훔쳐봤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이 외부인이 바로 3년 전에 사퇴해 삼성에 이직한 MBC 퇴직사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 오늘'에 따르면 "이진숙 MBC 홍보국장이 현재 감사실에서 진상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고 어떤 의도로 정보를 유출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한창 조사를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디어 오늘'은 "이 사원은 삼성에서 지난달 29일 대기발령이 난 상태다"고 보도했다.

이 언론 매체는 이진숙 홍보국장의 말을 인용해 "지난달 감사실의 중간조사결과 근거로 인사위원회를 열렸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최종 조사결과를 지켜본 뒤 징계수위와 대책방안 등을 마련하기 하기로 했다. 조만간 최종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전했다.

조사 진척에 대해서 이 언론 매체는 "이 국장이 감사실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것 같아 보였지만 아직 구체적인 정황을 더 파악하는 단계라고 전했다"며 알렸다.

'미디어 오늘' 매체는 이어 IP 주소가 삼성으로 돼 있는 컴퓨터에서 MBC 보도국 뉴스 시스템에 장기간 접속해 온 것에 대해 "아직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MBC 노조 입장에 대해서 이 언론 매체는 "신속하게 사건의 지장을 규명하고 얼마동안 어떤 정부가 '누가, 누구'에게 유출됐는지, 그 '누구'는 단독으로 이뤄졌는지 합동으로 이뤄졌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MBC 노조 측은 이 상황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노조는 "오랫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MBC 내부 정보 유출 의혹의 진상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정보가 생명인 언론사의 심장부가 유린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 측은 "몇 달에 걸친 특감에서도 사건의 진상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고, 정보를 훔쳐 간 외부세력은 물론 내부 유출자에 대한 징계조차 제대로 마무리 되지 않고 있다"며 "잇따라 터지기 시작한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회사는 명확한 입장이나 설명을 내놓지 못한 채, 결과적으로 의혹만 키우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하게 말했다.
 
회사 측의 사건 진상 조사에 대해서는 "회사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신속하게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며 "정보 유출 사건의 관련자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내/외부를 가릴 것 없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에 대해서 노조 측은 "우리는 삼성에 경고한다. 삼성의 MBC 내부 정보 수집이 사실이라면 이는 묵과할 수 없는 범죄 행위다"며 "더 늦기 전에 이번 사건을 자체 조사해 그 진상을 낱낱이 고백하고, 모든 관련자를 문책하라. MBC는 물론 국민들을 향한 사죄는 당연히 뒤따라야 할 것이다"고 꼬집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