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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잘자는 아이가 키도 크다?

[재경일보 장세규 기자] 긴 겨울방학은 학업에 지친 학생들에는 소진된 체력을 채울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일정한 규칙 없이 그냥 하루하루 지내다 보면 밤낮이 바뀐 ‘올빼미’ 생활을 한다거나 불규직한 생활에 수면리듬까지 깨질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수면장애는 학생들의 성장이나 학습능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전문의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 수면과 성장 호르몬의 상관관계

학부모들이 아이들과 실랑이를 할 때 가장 곤욕스러운 것이 아이들 잠투정이라고 한다. 조금만 더 있다가 자겠다며 조르는 아이들을 어른들은 일찍 자야 키가 큰다며 달래고 달래서 잠자리에 눕힌다.

‘일찍 자야 키가 큰다’는 말은 그저 아이들을 달래기 위한 말일 수 있지만, 사실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말이다. 인간의 수면은 각종 호르몬 분비와 관련이 깊으며, 인체 기능을 정상적으로 조절하는 중요한 호르몬들은 깊은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 많이 분비된다.

특히 성장 호르몬은 밤 11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이 시간에 잠을 제대로 자지 않는 아이들은 그만큼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이 적어 잠을 잘 자는 아이보다 성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두뇌 위한 보약 '숙면'

잠은 신체적인 성장뿐 아니라 두뇌의 기억력 등 학습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잠을 자는 동안 인간의 뇌는 단기 저장소에 입력된 정보를 장기 저장소로 전송해 저장하기 때문에 잠을 자고 있는 동안 기억력이 강화된다. 즉 우리 뇌는 수면 중 그날 배운 중요한 것들을 스스로 반복해서 학습하는데, 이 때문에 많은 것을 배우고 습득하는 시기의 학생들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학습된 정보들을 오래 기억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에 따르면 방학이라고 해서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게 되면 수면리듬이 흔들리게 되어 수면장애가 올 수 있고, 이런 수면장애는 성장뿐 아니라 두뇌의 학습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허 원장은 “방학이 시작되면 학기 중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던 수면패턴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패턴으로 180도 변하게 된다”면 “아이들이 개학을 하게 돼 다시 예전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수면패턴으로 돌아가려 해도 이미 익숙해진 수면패턴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아침마다 부모와 실랑이 끝에 일어나서 등교를 하더라도, 전날 늦게 잠들어서 학교에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졸고 있는 등 방학후유증에 시달리게 되므로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