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파기환송심에서 '양벌규정'에 대한 위헌 법률심판을 제청하면서, 금융권에서는 론스타가 고액배당 전략으로 노선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29일 금융권에서는 론스타가 내달 초 이사회를 열고 주당 1000원 정도로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 외환은행 이사회는 6월말 기준 주주명부 폐쇄를 이미 결의한 상태다.
또한 구체적으로 금융권 한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장 (내달) 1일에 이사회를 여는 것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당 최소 1000원에서 1500원까지도 이야기되고 있다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여럿 된다"고 밝혔다.
2분기 배당은 7월1일부터 8월14일 사이에 가능한데, 보통 실적이 8월 초에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7월 첫날부터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들은 "보통 8월에 할텐데 이런 전례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금융위원회의 권고로 580원으로 하향 조정됐던 결산 배당금이 850원으로 증액됐었다. 론스타에게 금융당국은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며 답답해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래도 론스타가 속전속결로 여론부담도 피하고, 하나금융과의 연장계약 조율에 있어서도 부담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밝혀진 대로라면 정말 작심한 것 같다"고 했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약 3억2900만주(51.02%)를 보유하고 있다. 주당 1500원으로 배당을 실시할 경우 4935억원을 받는다. 5월24일 이후 현재까지 론스타와 하나금융은 계약연장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인데, 일부에서는 하나금융이 지연 보상금 및 기회비용을 보장해주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일부 주장대로 협상이 끝난다면, 론스타가 받는 배당금은 외환은행 매각대금에서 삭감되지도 않는다.
론스타로서는 법원이 대주주 적격성을 인정하지 않아 보유지분을 강제매각하더라도 손해볼 것이 없다.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래 지금까지 배당만으로 1조2129억원을 가져갔고, 2007년 외환은행 지분 13.6%를 1조 1928억원에 매각해 투자 원금 2조1548억원 중 111%가량을 이미 회수한 상태다.
결국 하나금융과 론스타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는 외환은행만 깊은 속병을 앓고 있다. 당장 외환은행의 최대 강점인 외화대출 업무의 시장 점유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앞서 기자와 통화했던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고액배당 등으로 론스타에게 유출되는 비용이 더 커지는 만큼 외환은행의 기업가치는 점점 훼손될 수 밖에 없다"며 "국내 금융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사모펀드인 론스타의 고액 배당금 챙기기에 당국이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