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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KB금융 회장 ‘못난 고대’ 발언, 왜?

[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못난 고려대를 나와서 문제가 되는가"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못난 고대' 발언으로 평소 학연으로 평가받는 본인의 회장 취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어윤대 회장은 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른바 '4대 천왕'으로 불리는 것과 관련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취임 초부터 이명박 대통령 최측근이면서 같은 고려대를 나왔다는 이유로 비판대에 올랐다. 금융권에서는 강만수 산은금융, 이팔성 우리금융,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과 함께 4대 천왕으로 불린다.

최근에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금융 CEO는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한 경영실적과 주가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4대 천왕을 비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어윤대 회장은 "여기 오기전에 두 번에 걸쳐서 이 자리(회장)에 와달라고 (KB금융) 이사들로부터 요구를 받았다"며 "취임할 때 정부하고 친하니까 하늘에서 온 사람이라고 사람들이 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의 실무적인 지식과 전략적인 측면에서 어떤 분에 비해서 뒤진다고 느낀 적이 없다"며 "20년 전에 금융통화위원을 했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소위원장을 하면서 6~7개 금융회사를 매각한 장본인이며, 보험회사와 투자신탁의 사외이사 등 안 해본 게 없는데 뭐가 부족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특히 "못난 고려대를 나와서 문제가 되는가.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겠지만 내가 하려는 일과는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금통위원 중 서울대 출신이 몇 명 있는지 보라. 얼마나 도덕성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하느냐가 조직을 살리는 것이며, 그런 측면에서 KB는 잘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어윤대 회장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낙하산 회장'이라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업적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깎아내리려는 목소리가 많아 억울해 할만도 하다"며 "어회장의 고대 총장 재직시 고려대가 가장 발전적인 성과가 있던 것이 사실인데 시기적으로 학연에 의존한 이미지가 있어 이에 대해 평소 속상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