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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90개 은행 스트레스테스트, 3개국 8개은행 낙제점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유럽연합(EU) 21개국 90개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무건정성평가(스트레스테스트)에서 3개국 8개 은행이 낙제점을 받았다.

경제 위기 상황을 가정해 핵심 자기자본비율(Core Tier 1)의 최소 기준인 5% 넘지 못한 은행은 스페인의 방코파스토르 등 5개 은행, 그리스의 EFG유로뱅크에르가시아스와 그리스농업은행, 오스트리아의 외스터라이히셰폭스방켄(OEVAG) 등 총 8개다.

이들 은행들의 자본 부족액은 총 25억 유로(35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들 이외에 16개 은행이 핵심 자기자본비율 5%~6%를 겨우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번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의 은행들은 오히려 모두 합격 판정을 받았다. 또한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 은행들도 무난히 테스트를 통과했다.

90개 은행의 평균 핵심 자기자본비율은 7.7%로 나타났다. 이들 은행이 보유한 그리스 국채는 982억 유로로 집계됐으며 그리스 은행들이 이중 67%를, 독일과 프랑스 은행이 각각 9%, 8%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일제히 디폴트(채무불이행) 직전 수준으로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그리스에 대한 채권이 많은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영국 은행들은 모두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EBA는 자료를 통해 “국가 금융 당국이 이번에 탈락한 은행들에 자금 지원 등을 해주는 등 자산건전성 강화에 힘을 기울여줘야 한다”면서 “CT1R 5% 기준도 모든 가능한 잠재적 위험 상황을 고려하면 충분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EBA의 스트레스테스트는 부실 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평가 후 부실한 평가방식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웠다.

아일랜드의 금융부실 명분의 구제금융 신청 당시 아일랜드 은행들은 모두 EBA 테스트를 통과했었다는 점이 평가기준에 있어 뚜렷한 한계가 있다고 여러 매체에서 언급된 바 있었다.

EBA 역시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지난해보다 많은 평가 내용들을 공개했으며, 금년의 경우 개편된 EBA가 심사를 진행하여 실제로 일부 은행들 사이에서는 심사가 너무 엄격하다는 불만도 쏟아져 나왔다.
 
EBA는 올해 90개 은행들의 채권보유 현황 등 재무관련 자료들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유럽은행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

금번 평가 결과를 놓고 현지 언론들의 시각은 교차하고 있으나, 일단 예상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다만 그리스 채권 보유은행들의 리스크가 비교적 안전하다는 확인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