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운용사 최초로 캐나다 3대 상장지수펀드(ETF) 회사인 베타프로(BetaPro)자산운용과 호주 자산운용사 베타셰어를 동시에 인수했다. 17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현지 자산운용사 호라이즌 베타프로의 인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계약에서 미래에셋은 베타프로의 지분 85%를 1억2,750만 캐나다달러(약 1,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6월 대만 운용사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 베타프로 인수를 통해 해외 현지 운용사 두 곳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이번 베타프로 인수는 북미지역에 직접 진출하게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베타프로가 보유한 호주 운용사 베타셰어까지 손안에 넣음으로써 미래에셋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호주 시장까지 영미권 국가들에 진출의 폭을 넓히게 됐다.
<추가적인 M&A 고려, 5년내 100조 규모의 운영자산계획>
미래에셋의 글로벌시장 진출은 2003년 홍콩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투자자들에게 미래에셋이 운용하는 해외펀드를 제공하는 ‘국내용’ 해외 진출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8년 미래에셋의 주력펀드들을 홍콩과 미국ㆍ유럽 투자가들에게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이 같은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2009년부터 해외 현지 회사 인수를 통한 직접 진출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09년 중국 합작운용사 설립계약 ▦2011년 대만 라이프자산운용 인수 ▦2011년 캐나다 자산운용사 인수 등의 성과를 일궈내게 되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추가적인 기업 인수 · 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며 "5년 내 해외 운용 자산 50조원을 포함해 미래에셋 운용그룹의 글로벌 운용 자산 규모를 100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라고 미래에셋그룹의 향후 발전계획을 밝혔다. 이번 캐나다 운용사 인수와 같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시장 진출 전략이 성과로 나타나면서 박 회장이 진취적인 행보에 긍정적인 평가가 실리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 규모는 국내 업계 1위이나 국내외 법인을 모두 합쳐 51조원이 조금 넘는 규모로 선진금융시장에 비하여 미진한 면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금번 인수를 계기로 미국 현지법인과 업무 협력을 통해 베타프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진행할 방침이며 호주의 베타셰어를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규모 면에서도 미래에셋 전체 자산운용 규모를 크게 늘려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홍콩에 상장된 미래에셋 TIGER ETF 운용자산은 약 1조2,000억원대로 금번 호라이즌 베타프로 캐나다와 호주의 베타셰어 운용자산 3조3,000억원이 더해지면 미래에셋의 ETF 운용자산은 4조5,000억원대에 달하게 된다.
특히 현지 운용사 인수작업은 인수 과정에서 시너지를 최대화시키면서 현지 회사가 보유한 장점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현지 경영진을 활용하고 회사 자체의 성장전략을 검토하는 방식의 경영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실제 박 회장은 이번 인수계약 후 “현재 베타프로 경영진을 신뢰하고 있으며 베타프로가 성장하도록 함께 일하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인수는 현지의 우수한 인재를 영입한다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자산규모의 크기를 키우는 대신 현지화 전략에 따른 시간소모를 줄여 시너지를 극대화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존 국내외 법인을 통한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시키고 추가적인 인수합병(M&A)에 꾸준히 나설 계획이어서 글로벌시장에서의 지위 격상은 물론 그룹 규모의 대형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OSPI200, KOSPI50과 같은 특정지수의 수익율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Index Fund). 인덱스 펀드와 뮤추얼 펀드의 특성을 결합한 상품이다. 2002년 처음으로 도입된 ETF는 인덱스 펀드와는 달리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투자자와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주가지수와 비슷한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상장지수 펀드의 장점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증권거래소(TSX)에서 베타프로 자산운용사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앞줄 왼쪽부터 세번째부터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아담 펠레스키 베타프로 최고경영자(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