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 총 23곳 중 2010 회계연도에 적자를 기록한 보험사는 5곳으로 이 중 4곳은 은행계 보험사다.
국내 은행계 보험사 6곳 가운데 4곳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우려할 수준이다.
산은금융지주 계열사인 KDB생명은 특히 2301억원의 순손실을 내 은행계 보험사 중 가장 좋지 않은 실적을 보였다. 이어 하나HSBC생명(하나금융지주)는 92억원, IBK연금보험(기업은행) 31억원, 우리아비바생명(우리금융지주)는 20억원의 손실을 나타냈다.
이들 생보사가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한 것은 방카슈랑스 위주의 단순한 상품 판매채널을 꼽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채널 중 방카슈랑스 의존 비율이 높은 은행계 보험사들은 보험설계사(FC)과 텔레마케팅(TM), 대리점 등 다른 채널이 고루 발달하지 않아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영업전선이 얇다”고 말했다. 그러나 적자 생보사들이 판매채널 다각화에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단시간 내 실적흐름을 오름세로 돌려 세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계자의 언급처럼 은행계 보험사들이 생보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전체 생보시장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의 탄탄한 영업진영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다수이다. 은행이나 증권에서 보험업계 진출이 현 금융사의 브랜드파워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를 지지한다.
실제로 증권사에서 진출한 사례인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05년 증권사 출신의 최고경영자(CEO)인 박현주 회장이 SK생명을 인수하고 출범한 이후 수익성 위주의 판매 전략에 집중하다 시장 적응에 실패하고 지난해 3000억원 가까운 영업적자를 냈다.
카드시장의 경우 2000년 들어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하면서 은행계 카드사들이 업종 확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보험시장에서는 수십년 동안 영업 기반을 닦아놓은 기존 대형사들과의 경쟁에서 계속 밀리는 상황이다.
한 익명을 요구한 보험업계 관계자는“보험 영업의 특성상 장기 고객이 대부분이고 신규창출시에도 기존 보험업계의 프리미엄이 작동한다. 따라서 보험사가 지속적으로 연장거래 혹은 신규거래시에도 유도가 가능하므로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전하며 "금융사의 자체 브랜드도 막상 보험선택시에는 보험사의 브랜드에 아직까지 종속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방카슈랑스> 은행과 보험사가 상호 제휴하고 업무를 협력하여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금융 결합 형태를 말한다. 프랑스어인 Banque(은행)와 Assurance(보험)의 합성어로 은행 등의 금융기관이 보험회사의 대리점 자격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