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내놓은 성명에서 EU와 IMF가 그리스에 1천90억유로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은행을 비롯한 민간채권단이 다양한 방안들을 통한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2011~2014년 3년간 그리스 채권의 환매(바이백) 126억유로를 포함해 496억유로를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U 차원의 2차 지원은 유럽 구제금융 체계인 유럽재정안정기구(EFSF)를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이 지난해 5월 약속한 기존 구제금융은 유로존 회원국들과 그리스 정부 간 양자 계약을 통해 이뤄졌다.
EFSF에서 지원할 그리스 구제금융 조건은 만기의 경우 10년 유예기간을 포함해 최소 15년에서 최대 30년으로 하고 금리는 3.5%를 적용키로 했다. 이는 그리스 뿐 아니라 앞서 구제금융을 받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에도 적용된다.
이자로 인해 전체 부채 규모가 늘어나고 대출만기가 짧아 상환 압박을 받고 있는 그리스가 시간 여유를 가지고 상환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숨통을 터준 조치로 유로존 정상들은 또 그리스 지원 프로그램과 함께 유로존 재정 위기가 다른 국가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들도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유로존은 성명에서 민간채권단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자발적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으며, 국제금융연구소(IIF) 역시 “민간 채권자들의 90%가 참여할 이 계획은 투자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기반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번 합의에 대해 매우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으나 이로써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사실상 디폴트에 처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리 단정 짓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아직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은 가운데, 그리스가 만기가 돌아온 채권 가운데 일부만 일시적으로 상환을 미루고 EFSF 등의 구제금융을 통해 나머지 채권을 상환하고 채무재조정을 하기 때문에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한시적인 부분 디폴트에 머무르다 다시 상향조정될 것이며, 완전한 디폴트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