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프랑·달러 환율 역시 한때 사상 최저치인 80.06상팀(0.01프랑)까지 밀렸다 80.1상팀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화 가치가 곤두박질친 것은 백악관과 의회의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겉돌면서 미국의 디폴트가 임박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확산된 결과다. 의회가 부채한도를 8월2일까지 늘리지 않으면 미국은 디폴트를 선언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미국의 디폴트는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시장의 우려를 배가시켰다.
시장 수급은 달러 급락에 역외와 국내 은행권 참가자들 모두 달러 매도에 나서며 공급 우위로 치달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바마 대통령이 부채 증액 협상과 관련해 진전된 내용이 있다고 밝힐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며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지 못하면서 글로벌 달러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바마 기자회견에 대한 실망으로 오늘밤 미국 증시가 급격한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커졌다"며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여도 증시가 동반 약세를 나타내며 환율 하락세는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당국이 시장 안정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대규모 달러 매도세 유입으로 환율 하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며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조만간 환율은 1,040원대로 내려설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달러화 약세는 특히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 가치를 기록적인 수준으로 밀어올렸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엔·달러 환율은 전장 뉴욕 대비 0.25엔 내린 78.04엔을 기했고, 유로·달러는 1.4516달러를 나타냈다.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346.53원이었다. 엔·달러 환율이 77엔 선으로 떨어진 것은 일본 대지진으로 엔화값이 급등했던 지난 3월17일 이후 처음이다.
원화 역시 가치상승의 지속시 수출기업들의 대응전략에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