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원유 밤샘 협상 `130원 인상안' 놓고 막판 진통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낙농농가와 우유업체의 원유 가격인상 협상이 정부의 중재안인 '130원 인상안' 수용 여부를 놓고 막바지 국면에 이르러 극적 타결이냐, 결렬이냐의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양측은 지난 9일 오후 5시부터 원유 가격 인상안에 대한 최종 담판을 시작했다. 이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몇 차례 결렬 위기가 있었으나 정회와 재개를 반복하며 두 차례나 협상시한을 연장, 무려 17시간 이상 밤샘 마라톤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양측 모두 우유대란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이날 협상에서 낙농농가들은 당초 ℓ당 173원 인상 요구에서 한발 물러나 160원 인상을 요구했다. 우유업체들도 ℓ당 81원 넘게는 올릴 수 없다는 입장에서 물러나 120원 인상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양보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더 이상 양측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정부는 이날 오전 6시30분께 ℓ당 130원 인상안을 최종 중재안으로 제시하고 양측에게 내부 의견수렴을 통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을 요구했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정부 중재안은 ℓ당 130원을 인상하고, 체세포수 2등급 원유에 주는 가격 프리미엄을 현행 23.49원에서 47원으로 인상하는 것"이라면서 "체세포수 2등급 원유 가격 프리미엄을 높여주면 ℓ당 8원 인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낙농농가, 우유업체 대표들은 이날 오전 8시께부터 협상을 재개해 마지막 중재안 수용 여부를 놓고 집중적인 조율을 벌였으나 오전 10시까지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다시 정회 하고 오후 2시 회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원유가격 인상 폭과 함께 인상된 원유가격을 언제부터 적용하냐는 적용시기도 미해결 쟁점으로 남아 있다.

낙농농가들은 가격 인상 폭이 결정되면 이를 즉시 적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우유업체들은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업계의 부담이 크다며 한 달 정도 유예기간을 둔 뒤 적용하자고 맞서고 있다.

한편 정부는 최종 중재안이 거부될 경우,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긴급소집해 원유 가격 인상 폭과 인상가격 적용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처음보다 협상에 많은 진전이 이루어진만큼 오늘 안으로 협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