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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키프로스 구제금융 계획 없다"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EU가 키프로스의 경제가 건전해 구제금융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피치에 의한 키프로스 신용강등으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파문 진화에 나섰다.

유럽연합(EU) 올리 렌 경제ㆍ통화 담당 집행위원실의 샨탈 휴 대변인은 11일 "키프로스 경제가 기본적으로 건전하며, 정부가 개혁을 결정해 추진 중"이라면서 "경제 기초여건들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휴 대변인은 이어 "EU로서도 상황이 변한 게 없으며, 현재 어떤 차원에서도 키프로스에 대한 지원 계획이 논의되는 것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키프로스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두 단계나 내리면서 경제 전망을 매우 부정적으로 밝히히고, "키프로스가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사이에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구제금융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 시장이 소식을 듣고 크게 동요하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키프로스에 대한 피치의 등급 강등과 부정적 전망은 지난주부터 유로존 채무위기가 스페인과 이탈리아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투자자들은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유로존에 가입한 작은 섬나라인 키프로스는 유로존 채무위기의 발원지인 그리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다, 지난달 11일 남부 해군기지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전력 공급량의 60%가량을 생산하는 바실리코스 발전소가 파괴되면서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그동안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경제 계획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해왔지만, 정치권 분열과 여론 악화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무디스는 지난달 27일 키프로스의 신용등급을 'A2'에서 'Baa1'으로 2단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그 이틀 뒤에 'A-'에서 'BBB+'로 한 단계 각각 낮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