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18일 해고자 복직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회사를 떠나신 분들을 내일 당장이라도 모셔오고 싶지만 제반 사정을 감안해 합리적 시간을 제시했고, 일정을 단축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개최한 `한진중공업 청문회' 답변을 통해 "현재로서는 회사의 긴박한 경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수주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선박을 건조하려면 평균 1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사대립 와중에 자신이 해외에 체류한 데 대해서는 "본의 아니게 불필요한 오해와 심려를 끼친 점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리해고를 하면서도 주주에게 174억원, 한진중공업홀딩스에 50여억원을 배당했다'는 한나라당 이범관 의원의 지적에 "174억원은 주식배당으로 했다. 현금배당 52억원은 작년에 흑자를 낸 4개 계열사의 배당 액수이고 적자가 난 한진중공업 배당액수는 1원도 없다"고 해명했다.
조 회장은 이어 "전 세계적 추이가 대형 선박으로 옮겨간다"며 "가급적 1만8천개 컨테이너를 실을 수 있는 배를 최근에 많이 수주했는데 그 사이즈는 영도에서는 건조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청문회서 여야 의원들은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의원들은 한진중공업의 영업이익률, 인건비, 배당 등 각종 경영지표를 제시하며 경영상의 긴박함으로 정리해고를 택했다는 사측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한진중공업은 2001~2009년까지 총 당기순이익이 4천200억원이고, 조선부문 영업이익률이 작년에 13.7%에 달할 정도로 건실한 기업"이라며 "지난 2년 동안 생산직과 관리직을 포함해 1천300명을 자를 만큼 경영상 위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선업계 임금을 비교해봐도 현대중공업은 평균 7천500만원, 삼성 7천만원, STX 6천600만원인데 한진중공업은 4천500만원에 불과하다"며 "임금 수준이 낮은데도 정리해고를 거부하며 마지막으로 남은 94명을 자르겠다고 한다면 정말 악덕기업이 아니냐"고 조 회장을 몰아붙였다.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회사는 선박 건조로 상당한 이익을 남길 정도의 경영상태를 유지했지만 잘못된 건설사업 투자로 발생한 손실 1천23억에 따른 엄청난 이자 부담 때문에 경영상태가 나빠진 것이 아니냐"며 경영진의 책임을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도 "2008년부터 조선업계가 불황이었다고 했는데, 2009, 2010년, 2011년 3년간 주주에게 총 440억을 배당했다"며 "400명을 정리해고 하려다가 이제 94명 남았는데 440억은 94명에게 10년 동안 월급을 줄 수 있는 돈"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 2번이나 출석하지 않고 해외로 출국한 데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은 "조 회장은 청문회를 피해 해외로 도피하고 국내에 있으면서도 노사문제를 앞장서 해결하지 않아 이 사태를 정치쟁점화 시키고 국민에게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켰다"며 "이는 반사회적이고 사회통합을 저해한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