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美 정부 통계 못 믿겠네... 예측치로 통계내 오류 내포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미국 정부의 통계가 신뢰를 잃고 있다. 통계 수치가 너무나 큰 차이가 나서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 힘들 정도다.

지난 4월 미국 정부는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연간 기준)이 1.8%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정치인들이나 투자자들은 이 수치를 바탕으로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서서히 벗어나며 견조하게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백악관도 이 소식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으며, 뉴욕 주식시장은 이후 수개월간 강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3개월 뒤 정부는 이 통계수치를 완전히 수정했다. 1분기 성장률이 실제로는 0.4%에 그쳤다고 밝혔다. 갑자기 1.4%나 떨어진 수치를 내놓은 것이다. 완만하게나마 성장세를 지속하는 줄 알았던 미국 경제가 실제로는 더블딥(경기 회복 후 다시 침체) 언저리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금융시장이 최근 몇주간 근래에 보기 힘든 큰 혼란을 겪었다. 특히 한국 시장은 대폭락을 거듭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한 나라는 물론 세계를 요동치게 할 수도 있는 중요한 경제통계가 어떻게 이렇게 큰 격차를 보일 수 있을까?"에 대해 정부 통계를 관장하는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일반 자동차 딜러숍에서 재고로 있는 자동차 물량과 원유수입 규모를 과소평가한데서 이런 오차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정부가 통계를 발표할 때 미처 집계되지 않은 부분은 이전의 수치를 감안해 대략적인 추계로 채워넣는데 이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분기별 성장률은 해당 분기가 지난 지 한달 가량 뒤에 정부에서 대략의 수치를 발표한다. 정치권이나 월가 등에서는 이에 대해 귀를 쫑긋 세우고 반응한다. 하지만 이런 잠정치는 수년이 지난 뒤 정확하게 집계되는 확정치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 1983년부터 2009년까지 평균을 내보면 1.3%포인트나 격차가 있었다.

통계에 과거자료가 많이 사용되면, 경기 추세가 바뀌는 시점에서는 오류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될 때는 실제 지표가 늘어나야 정상이지만 통계집계를 할 때 과거 감소하던 시절의 수치가 들어가 버려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싱클레어 교수는 이에 대해 "사람들은 적절한 시점에 정확한 정보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정확한 정보가 안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