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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흉작으로 값 2배 이상 올라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올해 고추가격이 작년보다 2배 이상 크게 오르게 됐다. 또 다시 정부의 물가 안정에 비상이 걸렸고, 서민들의 가계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장철 김장 준비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먼저 고추 생산지 중 전북 지역에서는 고추 출하량이 평년보다 크게 줄면서 수요량에 미치지 못해 가격대가 높이 형성되고 있다. 임실 고추시장의 고추 가격은 600g 1근에 1만 8000원선으로 작년보다 2배가 넘는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진안 고추시장도 출하량이 반으로 줄어 가격이 크게 뛰었다.

충북 괴산의 청결고추도 작황이 부진해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

충북 괴산군 내 고추생산 농민 대표들로 구성된 고추생산자협의회(회장 윤관로)는 23일 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올해 고추축제(9월 1-4일) 때 판매할 가격을 결정하는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600g당 세척화건(물로 씻어 건조기로 말린 고추)은 1만8천원, 꼭지를 제거한 세척화건은 2만원을 각각 받기로 했다.

이는 작년 고추축제 때 판매한 세척화건 8천원, 꼭지를 제거한 세척화건 9천원에 비해 각각 125%와 122%나 인상된 것이다.

이처럼 괴산고추 값이 크게 오른 것은 올해 잦은 비로 떨어진 고추가 많았고 역병과 탄저병 등 병해충이 기승을 부리면서 작황이 매우 나빴기 때문이다.

작년 1만원에 거래됐던 태양초(햇볕에 말린 고추)는 올해 여름철 일조량 부족으로 거의 생산되지 않아 가격 결정을 못했으며, 당분간 물량 확보조차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협의회는 매년 고추축제를 앞두고 가격을 결정하는데, 이는 11개 읍ㆍ면에서 고추축제 이후 거래될 판매가격과 인근 지역 고추가격 형성, 농가소득 등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윤관로 회장은 "올해 고추 생산량이 적어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릴 수 밖에 없다"면서 "고추축제 때 거래되는 모든 고추는 세척정도와 품질 등을 자체적으로 검사,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고추만 판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