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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내려도 국내 기름값은 하루 1원씩 내려

[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국제유가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름값은 크게 내리지 않고 있다. 물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기름값이 이달 둘째 주부터 계속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휘발유 가격 기준으로 고작 보름 새 ℓ당 15원, 하루에 1원꼴로만 찔끔찔끔 내렸을 뿐이다. 이 정도면 소비자들은 가격 하락을 거의 체감할 수 없는 정도다.

25일 한국석유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전국 보통 휘발유의 ℓ당 가격은 8월7일 정점인 1천954.23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 내려 23일 1천938.99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값이 열엿새 동안 15.24원이 내려 하루에 1원씩 빠진 셈이다.

경유도 6일 1천769.28원에서 23일 1천749.66원으로 19.62원이 내려 1.1원정도 가격이 인하됐다.

그러나 2주의 시차를 두고 주유소 기름값을 선행하는 싱가포르 국제 현물 가격에 환율을 반영해 계산한 기름값(세전)은 변화 양상이 다소 다르다.

휘발유는 지난달 넷째 주 ℓ당 826원에서 이달 첫째 주 804원, 둘째 주 785원으로 41원가량 떨어져 낙폭이 국내 주유소 가격보다 훨씬 크다.

경유도 넷째 주 868원에서 이달 첫째 주 857원, 둘째주 831원으로 역시 37원 내렸다.

둘 사이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국제 유가 하락이 국내 기름값 하락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세계 경기 침체의 우려가 계속되고 리비아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 리비아의 원유 생산이 조금씩 정상화되어 원유인 두바이유가 급락하여 국제 석유제품값이 내리고 있는데 국내 주유소에서는 이것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유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국제 가격과 우리나라 기름값은 2주의 시차를 두고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띠지만 반드시 같이 가지는 않는다"며 "주유소 가격 변화는 개별적인 주유소 시장의 사정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