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여 기자]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비표준어라며 표준어 인정을 받지 못했던 '짜장면', '맨날', '등물', '먹거리', '복숭아뼈', '간지럽히다', '찌뿌둥하다', '끄적거리다', 바둥바둥', '오손도손', '손주' 등 총 39개의 단어가 표준어로 인정됐다.
일반인들은 "아니, 이게 표준어가 아니었어?"라고 되물을 정도로 표준어로 인정한다는 것이 새삼스러울 수 밖에 없는 단어들이지만, 지금까지 교과서나 공문서 등에는 사용할 수 없었다. 시험 문제에서도 표준어라고 생각하며 자신있게 답으로 찍었다면 틀릴 수 밖에 없었다.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은 '짜장면'과 '먹거리'를 비롯한 39개 단어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이를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stdweb2.korean .go.kr)에 반영했다고 31일 말했다. 이 단어들은 앞으로 교과서나 공문서에 사용할수 있다.
국어원은 "이번 조치로 그동안 규범과 실제 사용 간 차이에서 야기된 언어생활의 불편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표준어 선정에서 국어원은 표준어로 인정된 표기와 다른 표기 형태로 많이 쓰이는 단어를 표준어로 인정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자장면' '태껸' '품세'만 표준어로 인정됐지만, '짜장면' '택견' '품새'도 똑같은 표준어 대접을 받게 됐다.
그동안 방송에서는 좀 부자연스럽게 계속해서 '자장면'이라는 단어를 표준어로 사용했지만, 국민들은 아무리 방송에서 '자장면'이라고 우겨도 오랫동안 사용해온 '짜장면'이라는 말에 더 친근감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었다. '자장면'을 먹으면 마치 진짜 '짜장면'을 먹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났던 것.
또한 국어원은 현재 표준어로 규정된 말 이외에 같은 뜻으로 많이 쓰이는 말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했다. 예를 들어 '간지럽히다'는 비표준어로서 표준어인 '간질이다'로 써야 했으나 이제 둘 다 표준어로 인정된다. 이렇게 복수표준어로 인정된 단어들은 ‘간지럽히다’ ‘남사스럽다’ ‘등물’ ‘맨날’ ‘묫자리’ ‘복숭아뼈’ ‘세간살이’ ‘쌉싸름하다’ ‘토란대’ ‘허접쓰레기’ ‘흙담’ 등 11개다.
현재 표준어로 규정된 말과는 뜻이나 어감 차이가 있어 이를 인정해 '별도 표준어'로 인정한 단어는 모두 25가지였다. 이러한 단어로는 ‘개발새발’ ‘눈꼬리’ ‘떨구다’ ‘나래’ ‘내음’ ‘~길래’ ‘먹거리’ ‘손주’ ‘어리숙하다’ ‘연신’ ‘두리뭉실하다’ ‘끄적거리다’ ‘걸리적거리다’ ‘바둥바둥’ ‘맹숭맹숭’ ‘오손도손’ ‘아웅다웅’ ‘새초롬하다’ ‘야멸차다’ ‘찌뿌둥하다’ ‘치근거리다’ 등이 있다.
국어원은 "1999년 국민 언어생활의 길잡이가 되는 표준국어대사전 발간 이후 언어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은 단어를 꾸준히 검토해왔다"면서 "표준어를 새로 인정하는 일은 신중하게 해야 하는 일이어서 어문 규정에서 정한 원칙, 다른 사례와의 관계, 실제 사용 양상 등을 시간을 두고 조사했다"고 말했다.